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46파이(지름 46㎜)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앞서 공개했던 양산 시점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46파이 배터리의 경우 기존 원통형 제품(2170)보다 에너지 밀도 및 용량이 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테슬라가 4680배터리 출시 계획을 밝힌 후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도 46㎜ 원통형 배터리에 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국내 경쟁사 중 삼성SDI가 가장 빠르다. 지난해 삼성SDI는 파일럿 라인 구축을 완료했고 현재 첫번째 프로토타입 샘플을 3곳의 OEM(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해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2026년까지 샘플 작업을 마무리하고 2027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보수적 투자전략을 고수했던 삼성SDI가 입장 변화를 나타낸 배경에는 최근 달라진 전기차 시장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저가형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커지면서 원가 절감 및 생산성 개선이 중요해졌고 신기술 개발과 빠른 양산 기술 확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시장에선 올해 삼성SDI의 투자규모는 5~6조원대의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첫 해외 현장경영으로 삼성SDI 말레이시아 사업장에 방문해 ‘담대한 투자’를 주문하기도 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유럽 확장, JV 설립, 신기술 공개 등은 삼성SDI의 달라진 스탠스를 방증한다”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현명한 오퍼레이션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