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재역전’ 자고나면 바뀌는 與野 지지율…코로나 최대 변수

민주당 8월 3주 지지율 40% 근접…통합당 35.1%로 1.2%p↓
文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도 마지노선 40% 넘어
국기효과·전광훈 목사 영향…추세적 반등 지켜봐야
  • 등록 2020-08-25 오전 6:00:00

    수정 2020-08-25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역전에 재역전이다. 요즘 자고 나면 뒤바뀌는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을 일컫는 표현이다. 8월 2째 주(10~14일)에는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정부·여당의 부동산정책 실패 여파로 3년 10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섰으나, 일주인 만에 다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함께 올랐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보수 단체들이 주도한 8·15 광화문 집회가 지목되면서 잘나가던 통합당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도 격차 3주 만에 오차범위 밖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YTN의 의뢰로 8월 3주차(18~21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한 주 전보다 4.9%포인트 상승한 39.7%로 40%에 근접했다고 22일 밝혔다. 통합당은 1.2%포인트 하락하며 35.1%를 기록해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도 격차는 4.6%포인트로 3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정치평론가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비롯해 보수 단체들이 주도한 집회 후 코로나19 재확산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합당의 안일한 대응도 지지율 하락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20대 국회 당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전 목사와 보수결집을 목적으로 집회를 함께 열었던 이력이 있었던 탓에, 집회를 방조했다는 여당 공세에 침묵하다가 뒤늦게 전 목사와 선긋기에 나서면서 지지율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뜻하는 국정 수행 긍정 평가도 상승했다. 긍정 평가는 2.8%포인트 상승하며 46.1%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1~13일 기준 39%(한국갤럽 조사)로 마지노선인 40% 아래로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한 데에는 정치학 용어인 ‘국기결집효과(rally round the flag effect)’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기결집효과는 위기로 인한 두려움에 국가 지도자를 신뢰하고,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지난 봄 1차 위기 때 코로나19 확산을 잘 방어했다는 기대심리도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여야 지지율, 제로섬 게임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지율 재역전 현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 일시적인 단기 효과일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여당의 방역대응 능력에 따라 향후 지지율이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효율적으로 극복된다면 향후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올라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여야 지지율은 정해진 파이에서 더 많이 차지하려는 ‘제로섬 게임’에 비유했다. 이에 현재 나타난 지지율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여당과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한다는 여론에 의해 야당의 지지율이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는 야당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전 목사와 엮이면서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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