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병덕 "비이자 수익 30%선 확대"

민병덕 국민은행장 인터뷰
부동산종합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기반 창출로 수익 다변화
파격적인 인사와 새로운 영업방식 도입 '젊은 은행' 탈바꿈
  • 등록 2012-02-21 오전 9:20:16

    수정 2012-02-21 오전 9:20:16

최근 금융권에 대한 세간의 탐욕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민병덕(사진) 국민은행장은 인터뷰 내내 국민은행의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강조했다. 기존의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이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사실 지난해 국내 금융권을 강타한 탐욕 논란으로 시중은행들은 큰 곤욕을 치렀다. 특히 국내 최대 은행으로서 소매금융에 집중해온 국민은행은 더욱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었다. 작년만 해도 국민은행이 이자와 수수료로 손쉽게 벌어들인 수익이 8조5000억원에 달해 국내 은행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는데다 각종 수수료율도 속속 인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입장에선 이미지개선은 물론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위해서라도 비이자 수익부문의 확대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 때문인지 민 행장은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은행의 수익구조를 확 바꾸겠다고 단언했다. 18%대에 달하는 비이자 수익비중을 3년내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이익기반의 다변화 차원에서 다양한 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금융지원은 물론 PB영업의 브랜드화, 스마트뱅킹 활성화, 부동산서비스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획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은행의 오랜 영업관행을 깨고 당장 비이자 수익부문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무역금융과 부동산, 파생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전개, 착실하게 수익기반을 다져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 가운데 특히 ‘부동산종합관리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부동산 부문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의 경쟁력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예금과 펀드처럼 고객들이 손쉽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민 행장은 “‘부동산 컨설팅을 통해 매입 결정과 대출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매입 후 사후관리까지 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 행장은 국민은행을  ‘젊은 은행’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파격적인 인사와 새로운 형태의 영업방식을 통해 직원들의 전문적인 업무 역량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은행은 서비스 기관인 만큼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역량개발지원(CCDS:Competence Development Support System)’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원들이 본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수준높은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열심히 노력한 직원에겐 파격인사 등을 통해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약속하고 있다.    그는 “올초 연령, 경력기간과 무관하게 핵심직무 수행자와 영업성과 우수직원 등을 대상으로 발탁인사를 실시했다”면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위해 실적이 탁월하거나 우수한 직원에 대해선 계속 우대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0년과 같은 대규모 희망퇴직은 없겠지만 상시퇴직제도를 활성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보단 큰 틀 안에서 효율적인 인력운용에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민 행장은 “본부의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인력을 영업점에 재배치해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본부 슬림화를 통한 영업인력 확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이 자연스럽게 선순환되도록 상시퇴직제도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이라기 보다는 원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기회를 주기 위한 차원으로 이를 통해 생동감 넘치고 활력있는 조직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민은행 노조가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하겠다고 나선데 대해선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을 위해 집중투표를 실시하려면 우리사주조합 주식을 포함해 1%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올해는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히려 무분규를 선언하고 노사간 상생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여건에 대해선 우려감이 역력했다. 그래서 그는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채권은행들과 함께 기업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로 은행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산경쟁에 나섰다간 오히려 부실만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 행장은 요즘 임직원들에게 `올해 주가 10만원, 순익 3조 달성`이라는 목표를 자주 외치고 다닌다고 한다. 다소 버거울 듯한 목표일 것 같지만 문제 없는 듯 했다.   이 같은 그의 낙관론은 `나는 할 수 있다`는 그의 생활신조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는  “신입행원 연수시절 물이 절반 들어있는 컵을 보고 `반이나 남았네`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조직에서 성공할 것이라던 당시 부행장님의 말이 아직 생생하다”면서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민병덕 행장은 1954년생으로 충남 천안 출신이다. 보문고등학교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후 30여년간 일선 영업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은행원이다. 2000년 국민은행 송탄지점장, 2002년 충무로지점장, 2005년 영동지점장을 거쳐 2007년 경서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2008년 남부영업지원본부장을 거쳐 같은 해 12월부터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맡았으며, 2010년 7월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민 행장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고, 신임이 두터운 대표적인 덕장(德將)으로 꼽힌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따뜻함과 함께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과 근성으로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취임 후 금융권 최대 희망퇴직, 그룹변화혁신, 성과관리(KPI) 개편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면서 국민은행이 6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1위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뷰 = 송길호 금융부장 정리 = 문영재 이현정 기자 사진 = 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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