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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한(sticky) 것으로 나타났다. 3%대 물가가 고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금리 인하 시점은 지연되고 금리 인하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7%)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석달 연속 0.4%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식품 등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4%, 0.3% 였다.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서비스물가인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65% 상승했다. 지난 1월(0.85%), 2월(0.47)에 이어 여전히 빠른 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물가는 현재 연방준비제도가 주시하는 항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품 서비스 외에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확인돼야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둔화하지 않는 한 연준이 쉽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금리 인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발표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시장에서는 올해 세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지고, 두차례 이하 인하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6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거의 희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장마감 시점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7%까지 뚝 떨어졌다. 7월 인하 가능성도 41%에 불과하다. 9월인하 가능성은 67.8%다. 자칫 두차례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 왔다.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8.4bp(1bp=0.01%포인트) 오른 4.55%까지 올라섰다. 연준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무려 22bp나 튀며 4.967%를 기록 중이다. 30년물국채금리도 13.1bp 오른 4.63%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가치도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98% 나 오른 105.17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0.77% 오른 152.94엔까지 치솟았다(엔화 약세). 달러·유로 환율도 1.02% 오른 0.93유로를 기록 중이다(유로 약세).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인텔(-2.95%), 테슬라(-2.89%), AMD(-2.13%), 마이크로소프트(-0.71%), 애플(-1.11%) 등 약세를 보였다. 다만 엔비디아는 1.97% 올랐다. 장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세가 밀려들어온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