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김종철 성추행 선거 파장은? 與 침묵 vs 野 총공세

여야, 물밑 득실 계산 분주
민주당, 고 박원순·오거돈 사건 재환기에 부담
국민의힘 보선 주자들, 호재로 적극 공세 활용
  • 등록 2021-01-27 오전 6:01:00

    수정 2021-01-27 오전 6:01:00

[이데일리 이성기 권오석 기자]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 파문이 여야 정치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고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만큼, 선거에 미칠 파장을 두고 물밑 득실 계산도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정의당 김윤기(왼쪽) 대표 직무대행, 박인숙 부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략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대표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궐위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터라 이번 사건이 이슈가 되는 것 자체로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은 보궐선거를 유발한 고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문 사건을 재환기하며 총공세에 돌입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앞에서는 인권과 진보를 주장하면서 뒤에선 추악한 행동을 저지른 이중성”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사건을 규탄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권력형 성범죄의 온상은 민주당”이라면서 “박 전 시장의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받는 남인순 의원부터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당 성폭력대책특위위원장인 김정재 의원도 “정치권엔 아직도 운동권 조직 논리에 갇혀 입으로만 `오빠 페미니즘`을 내뱉으며 위선적 행동을 하는 일부 인사들이 존재한다”고 가세했다.

보선 주자들도 이번 성추문 사건을 호재로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정의당마저 정의와 멀어지는 모습”이라고 비꼬았고,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공식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출마 선언문을 보니 이번 보선의 존재 의미가 뭔지에 대한 성찰이 빠져 실망감을 금치 못 한다”고 날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이어 “권력형 성추행, 성범죄에 대해 정말 어떠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도 부족한 상황인 민주당 후보로 나오며 단 한마디의 언급도 사과도 출마선언문에 없다는 것을 많은 시민이 눈여겨 봤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수습책의 일환으로 `무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지지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지지층 일부가 범 여권 쪽으로 갈 공산은 있지만, 성추문 사건이 재소환 된 만큼 민주당에게도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거일까지 남은 두 달여 시간은 굉장히 길다. 새로운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면서 “성 문제 프레임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막판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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