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화, 달러당 154엔대로 '뚝'…"美소매판매 호조에 달러화 강세"

3월 소매판매 호조로 견조한 美경제 재확인
美장기국채 금리 상승→엔화매도·달러매입 수요↑
G20 회의 앞두고 비판 의식해 실개입 어려워
엔화 약세 지속될 듯…155엔 돌파할수도
  • 등록 2024-04-16 오전 7:59:05

    수정 2024-04-16 오전 7:59:0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154엔대로 떨어졌다.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사진=AFP)


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15일 오후 9시 30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3.90엔 수준에서 154엔 중반까지 급등했다.(엔화가치 하락)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 개장을 앞두고 오전 7시 56분 현재는 154.17~154.18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화가치가 급락한 것은 간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7% 증가해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웃돌면서, 미 경제가 견고하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대로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하면서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 엔화매도·달러매입 수요가 우위를 보였다.

닛케이는 “엔화 약세보다는 달러화 강세가 주도한 환율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을 웃돌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또 “중동 정세 및 이에 따른 유가 상승, 미 경제의 견고함, 끈적한 서비스업 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을 서두를 것으로 보긴 힘들다”며 “미일 장기금리 격차 확대로 엔화매도·달러매입 수요가 증가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짚었다.

칸다 마사토 재무관은 전날 밤 달러엔 환율이 154엔대에 진입하자 “매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재무관, 중앙은행 간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큰 효과는 없었따.

아울러 시장의 주된 관심사는 일본 당국의 실개입 의지다. 이번 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 및 지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있어 실개입을 감행하면 환율조작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5엔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실개입을 감행하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G20 회의 전 또는 회의 기간 중에는 일본 정부가 움직이기 어렵다는 전망에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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