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약 6개월에 걸친 시범 운영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비자 면제 대상 99개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제(ETA-IL) 운영을 시작했다. 일주일 뒤인 8일엔 영국이 한국을 포함한 48개 무비자 입국 허용 국가를 대상으로 ETA를 도입했다. 유럽 국가 중 ETA를 도입한 건 영국이 최초다. 오는 4월 2일부터는 적용 대상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한다.
ETA는 무비자 대상 외국인의 입국 적합 여부를 사전에 판별하기 위해 도입한 사전 여행 신고 제도다. 1996년 호주(AETA)가 처음 도입한 이후 2008년 미국(ESTA), 2015년 캐나다(eTA), 2019년 뉴질랜드(NZeTA)가 도입했다. 한국(K-ETA)은 2021년 9월부터 112개국을 대상으로 도입, 올 연말까지 한시 면제 대상인 22개국을 제외한 90개국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미국, 영국, 한국 등 60여 개국 무비자 입국 방문객을 대상으로 여행 정보 허가 시스템(EITAS)을 도입한다. 국가 간 자유로운 여행과 통행 편의를 보장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29개)에 키프로스가 합류하면서 도입 국가가 30개로 늘었다. EU는 2018년 도입을 채택한 EITAS 적용 대상이 약 14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선 태국이 EU의 EITAS 시행에 맞춰 ETA 도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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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ETA가 시간과 비용 부담을 늘리는 ‘제2의 비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입국 비자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기한 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입국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ETA를 받아도 입국이 거부될 수 있어서다.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EU 등은 경유 항공편을 이용해 공항에 잠시 머무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ETA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2013년부터 자동출입국심사 프로그램 ‘글로벌 엔트리’(Global Entry)를 한국, 일본 등 17개 무비자 허용 국가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영국도 ETA 도입에 앞서 2019년 여권 스캔과 안면 인식으로 입국심사를 대신하는 자동입국심사 프로그램 ‘이게이트’(eGate)를 도입했다.
EU는 연내 EITAS 시행에 앞서 비유럽권 단기 체류객의 입국 심사를 디지털화한 출입국 시스템(EES) 도입을 준비 중이다. 당초 2023년 말부터 EITAS를 시행하려던 EU는 EES 구축이 지연되면서 도입이 올해로 늦춰졌다. 2030년 ETA 도입을 준비 중인 일본은 최근 방일여행 수요가 높은 한국에 출국 전 공항에서 미리 입국심사를 받는 ‘사전입국심사제’ 도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