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2024년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어떤 여성이든 옭아매 처벌할 수 있는 마녀사냥의 죄목이다.” 신간 ‘페미사냥’의 저자는 이른바 ‘페미’ 딱지가 붙은 여성이 공격받으며 사회경제적 자원을 빼앗기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고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한다.
여성학 연구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저자는 ‘페미사냥’을 여성 개개인과 페미니스트의 연관성을 색출 및 공론화하고 페미니스트를 시장에서 퇴출할 것을 기업에 요구하는 행동주의를 가리키는 용어로 정의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페미사냥’이 대중문화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종의 놀이처럼 소비되며 점차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넥슨 성우 교체 사건’, ‘여성 아이돌 페미니즘 사상 검증 사건’, ‘GS25 집게손 사태’ 등 2016년부터 최근까지 일어난 각종 페미니즘 관련 논란을 시간순으로 소개한다. 동시에 만화와 애니메이션, 이를 둘러싼 문화에 흠뻑 빠져 지낸 서브컬처 콘텐츠 소비자 당사자로서 사건의 내부에서 전개한 분석과 느낀 바를 토대로 ‘페미사냥’ 행위가 일어나는 ‘온라인 사냥터’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저자는 ‘페미사냥’을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페미니스트 운동에 대한 ‘백래시’(진보적인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 현상)라고 주장한다. ‘페미사냥’이 페미니즘 운동에 따른 여성, 소수자 집단 권리의 증진이 사회적으로 인지되며 발생한 반동과 역행 그 자체이며 그간의 성취를 억누르고 되돌리려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저자는 “저항하려면 굴하지 않고 다시 말하는 수밖에 없다. 페미니스트가 만들어낼 새로운 이야기를 즐겁게 이어 나가고 싶다”면서 ‘페미사냥’을 비판하고 중단시키는 움직임에 동조해달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