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투표 앞두고 '강공'…트럼프의 '법무 경질·특검 추진說'

연방검찰 '헌터 수사' 알고도 감췄나…트럼프 "바, 대실망"
WSJ "트럼프, 참모들에 헌터 특검 후보자 찾아라 지시"
일각 '특검 임명 법무장관 몫…바, 임명하지 않을 것' 관측
트럼프, '최후 보루' 연방대법원 맹비난 "평판만 신경 써"
14일 ...
  • 등록 2020-12-13 오전 11:28:47

    수정 2020-12-13 오후 9:25:57

사진=AFP연합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14일(현지시간) 미국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 대통령이 막판 세 과시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일종의 요식행위인 선거인단 투표로 승패를 뒤집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4년 후’를 기약하는 트럼프로서는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일 수밖에 없다. ‘충신’이었던 법무장관 경질설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차남 헌터 특검설 모두 이런 흐름에서 나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법무장관 자르고 ‘헌터 특검’ 추진하나

트럼프는 12일 트위터에 윌리엄 바(왼쪽) 법무장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 헌터에 대한 연방검찰의 수사 착수 사실을 알고도 대선 기간 공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한 이용자 글을 끌어온 뒤 “대실망!”이라고 적었다. 또 별도의 트윗에선 “왜 바는 헌터에 대한 진실을 대선 전 대중에 드러내지 않았나”며 “바이든은 잘못된 게 없다고 토론에서 거짓말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헌터나 바이든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썼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CNN방송 등 미 언론은 트럼프가 전날(11일) 백악관 회의에서 바 장관이 헌터에 대한 수사 사실을 감췄다는 보도에 대해 대노하며 진지하게 경질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 장관은 과거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으로 트럼프가 정치적 궁지에 몰릴 때마다 트럼프 편에 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충신 중 충신’으로 꼽힌 인물이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의 불복 언행에 대해 “대선 사기를 뒷받침할 증거를 못 봤다”며 각을 세운 데 이어 헌터 수사를 알고서도 공개하지 않는 의혹을 받는 등 트럼프와 척을 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더 나아가 트럼프는 향후 헌터를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추진할 공산도 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최근 참모들에게 헌터 수사에 적합한 특검 후보자들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주변에 선거 사기 의혹을 조사할 특검 추진에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한 신속한 조치를 원한다는 트럼프의 언급을 주변에 흘리고 다닌다고 한다. 문제는 특검 임명권자가 트럼프와 갈등을 겪고 있는 바 장관이라는 점이다. WSJ은 바 장관의 지인들을 인용해 “바 장관이 (트럼프의 지시대로) 특검을 임명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AFP
트럼프는 전날 텍사스주(州)가 펜실베이니아 등 4개주의 대선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린 연방대법원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대선 직전 보수성향 대법관을 무리하게 앉히는 등 연방대법원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트럼프로서는 뜻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연방대법원은 이 최대규모 투표 사기에 관심이 전혀 없다”며 “그들이 관심 있는 건 평판”이라고 했다.

트럼프 ‘불복’ 강공에 지지층 ‘4년 더!’ 환호

트럼프의 강공은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50개주와 워싱턴DC가 인증한 결과를 보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은 매직넘버(270)를 훌쩍 넘은 306명을, 트럼프는 232명을 각각 확보한 상태다. 물론 과거에도 선거인단이 주별 결과와 반하는 소위 ‘배신투표’를 행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아직 선거 결과를 뒤집은 적은 없는 만큼 이번에도 결과가 바뀔 공산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1990년부터 2016년 대선까지 배신투표를 한 선거인이 16명에 그친 점, 바이든이 승리한 주 선거인단 대부분이 민주당 측 인물들이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의 불복 강공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것보단, 2024년을 바라보고 나서는 일종의 지지층 결집용 여론전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은 이유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트럼프 진영 내에서는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 날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출마 관련 행사를 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취임식에 재를 뿌리면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은 워싱턴DC 곳곳에서 시위를 열어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의 불복 행보에 힘을 실었다. 지지자들은 육군사관학교 풋볼 경기 관전을 위해 뉴욕으로 향한 트럼프를 태운 에어포스원이 상공을 지나자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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