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전자' 찍은 삼성전자, 국내외 증권사 평가 엇갈리는 이유는

모건스탠리에 이어 맥쿼리까지…'5만전자' 터치
투자심리 악화…외국인 '팔자' 이어져
韓 증권사 "외사와 AI 수요 관점서 정반대"
"최근 주가는 우려 지나치게 반영"…반등 전망
  • 등록 2024-10-04 오전 6:30:00

    수정 2024-10-04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삼성전자를 향해 잇따라 비관적인 평가와 전망을 내놓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5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금융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6만원대까지 낮추며 투자심리는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보면서도 외국계 금융사들의 이 같은 평가와 전망이 과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와 국내 증권사 간 전망이 엇갈리며 ‘삼전 개미(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맥쿼리까지 목표가 6.4만…투심 악화에 ‘5만전자’ 터치

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0.33% 내린 6만 13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만 9900원을 기록하며, ‘5만 전자’를 터치했다.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9월 한 달간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지난 2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약 8조 700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은 글로벌 금융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론을 제시하며 우려를 키운 영향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업황 악화를 이유로 목표가를 10 만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내렸다. 이어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 역시 메모리 부문의 수요 악화를 근거 삼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고, 목표가를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반 토막 냈다. 이외 미국의 금융사 서스케하나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가를 5만 5000원까지 낮추기도 했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내린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에 따라 판매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또한 그간 기대를 끌어왔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봤다. 이밖에 주요 고객사들의 부족한 수요로 태일러 팹(생산공장)이 유휴자산이 될 가능성이 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력 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해당 지역 인력의 약 10%를 해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은 우려에 불안감을 더하기도 했다.

韓 증권사와 결 달라…“AI 수요와 기대감서 관점 차이”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금융사와 결이 다른 시각으로 삼성전자를 평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서버 인프라 투자에서 뒤처지고 있고, 반도체 다운 사이클에 취약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외국계 금융사들의 우려는 과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민감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고,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도 일부 맞는 얘기”라면서도 “AI 수요가 앞으로 뻗어 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범용 수요가 현재는 안 좋지만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에서 외국계 금융사와 정반대의 입장”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권사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현재 진행 중인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통과와 함께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자 중심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되며 우려 대비 양호한 2025년 업황이 기대된다”며 “연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의 성과 확인도 반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하면서도 외국계 금융사처럼 큰 폭으로 낮추지는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의 목표가 평균은 9만 9560원이다. 직전 평균 목표가인 10만8320원에서 약 8.08% 눈높이를 낮췄지만, 맥쿼리가 제시한 6만 4000원과 비교하면 35%의 괴리율을 보인다.

한편에서는 지난 9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들어 외국계 금융사의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아직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IB도 많다.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 4000원으로 봤고, 골드만삭스도 같은 달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가를 9만 5000원으로 잡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업구조 자체가 모바일 쪽 의존도가 높고, 반도체(DS) 부문에 우려가 반영되고 있지만, 가격이 6만원대 수준이면 밸류에이션 상으로 저점 부근”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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