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책에서 `내일`을 찾다

[미리보는 2025 출판시장]
황석영·편혜영·조경란 등 스타 신작 예고
전쟁 갈등·불안, 현실 다룬 책 잇달아
애니 제이콥슨 '24분' 핵전쟁의 파장 경고
한강 '겨울 3부작' 마지막 작품에 이목 집중
김애란, 새 소설 한국 주거계급 문제 다뤄
  • 등록 2025-01-01 오전 8:39:43

    수정 2025-01-01 오전 10:57:5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금껏 보지 못했던 최악의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경고다. 그는 새 책 ‘2030년, 돈의 세계지도’(알파미디어)에서 “앞으로 내 생애 최악의 위기가 올 것”이라며 지금의 경기 침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긴 불황과 불확실성의 시대. 출판계는 그 분투의 현장을 기록한다. 시대를 진단하고 흐름을 좇으며 ‘다음’을 위한 제언 찾기에 분주하다. 2025년에는 이 같은 시선이 투영된 신작들이 대거 나온다. 전쟁의 폭력성을 다룬 책부터 사회 현실에 발붙인 문학 작품까지 다채로운 신작들이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전쟁과 갈등 성찰, 불안 직시

올해 서점가에는 불안한 현실 사회와 세계 정세를 가늠하는 책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지윤 박사는 올 6월께 신작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김영사)를 통해 지금의 국제질서에 영향을 끼친 결정적 사건을 조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등의 숨겨진 뒷얘기를 전한다.

상반기 출간 예정인 ‘24분’(문학동네)은 북한 핵미사일 발사 24분 후 워싱턴 상공에서 벌어지는 핵전쟁을 다룬 책이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애니 제이콥슨이 수백 건의 인터뷰와 기밀문서 연구를 통해 핵전쟁이 몰고 올 파장을 예상했다. 출판사 글항아리가 출간하는 ‘붉은 굶주림’은 러시아 내전(1917~1921) 후 발생한 소련의 대기근(1931~1933) 속 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5월 출간 예정인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민음사)는 오늘날 남성들이 느끼는 불안을 파고든 책이다. 남성이 느끼는 불안과 불만, 그리고 진보 정치로부터 외면받는 그들의 이야기를 베스트셀러 작가인 리처드 리브스가 분석했다. 하반기에 나올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의 신간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랴’(문학동네)는 새로운 사회적 성(性)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책이다.

한강·조경란…‘믿고 읽는’ K작가들의 귀환

2025년에는 인기 작가들의 신작이 줄을 잇고, 굵직한 번역 문학 작품들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한강의 신작 예고다. 이르면 연내 발표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강은 지난해 12월1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뒤 한국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겨울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출간을 예고한 바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작별’(2018년)을 잇는 작품”이라며 “노벨상 수상 후 첫 출간작으로 한강 문학의 현재와 새로운 지향점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단의 거장 황석영의 신작 장편소설도 새해 출간된다. 황석영이 장편을 펴내는 것은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철도원 삼대’ 이후 약 5년 만이다.

작가 조경란은 아홉 번째 소설집을 펴낸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일러두기’,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그들’을 비롯한 총 7편의 작품을 수록할 예정이다. 인기 작가인 정이현과 김애란도 소설집을 출간한다. 김애란은 ‘바깥은 여름’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주거와 계급 등 한국사회를 가로지르는 첨예한 문제가 작가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독보적인 표현력으로 포착된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고독을 그리는 작가 편혜영도 돌아온다. 여름에 출간할 이번 소설집은 분량이 짧은 소설들을 묶었는데, 그의 작품세계를 압축적으로 만끽할 수 있다. 장강명은 ‘꽁치 샐러드를 먹다’(김영사)를 통해 동물 윤리에 대한 여러 입장과 함께 작가 본인이 채식을 시도하며 공부한 결과를 전한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번역 출간된다.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며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온 중국 소설가 찬쉐의 중편소설도 출간이 예정돼 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스턴 마틴의 멋진 세계’(문학동네)도 올해 출간된다. 데이비드 스턴 마틴이 디자인한 재즈 음반 재킷 180여장이 하루키의 글과 함께 실린 산문집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키메라의 시대’도 출간된다.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해 전혀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생활 속 환경 운동가로 불리는 일명 ‘쓰저씨’(쓰레기 아저씨) 배우 김석훈은 어린이 환경 교양서 ‘쓰레기 아저씨와 와글와글 친구들’(김영사)을 펴낼 예정이다. 김영사 관계자는 “기후 위기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초간단한 실천법들을 아이들에게 재밌게 알려준다”고 소개했다.

출판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정치적·사회적으로 격변기를 겪고 있는 만큼 민주주의 해법과 경제 위기를 다룬 인문·경영서는 물론, 이런 현실을 다룬 문학 작품 등 불확실성의 시대에 내일을 묻는 책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