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유튜버 얼굴에 ‘두꺼비’ 사진 합성…대법 “모욕죄 인정”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유튜브 방송을 하며 비방 목적으로 타인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은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대법원)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모욕,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52)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31일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9월 유튜브를 통해 서로 비방하던 피해자 B씨에 대한 영상을 올리며 그의 얼굴에 두꺼비를 합성해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보험을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해온 A씨는 B씨를 수개월간 두꺼비에 빗댄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에게는 다른 보험 설계사를 거론하며 이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보험을 계약하고 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등 허위 내용을 수십차례 방송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다른 모욕적 표현 없이 피고인이 두꺼비 사진으로 B씨의 얼굴을 가린 것으로는 모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해당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모욕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B씨에게 모자이크를 처리하는 등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불복한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해 표현하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도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