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는 2차전지株…한 달 반만에 90조 사라졌다

'타이거 2차전지 ETF' 33개 종목, 7월 26일 대비 89조↓
에코프로비엠 시총 한달 반만에 17조원 줄어들어
인버스ETF로 4거래일만에 460억원 몰려
"실적 우려, 4분기부터 점차 완화할 것" 기대도
  • 등록 2023-09-17 오후 2:57:02

    수정 2023-09-17 오후 7:32:4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에코프로(086520)가 황제주(1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종목) 자리를 내주고 80만원대로 내려앉는 등 이차전지 종목들이 줄줄이 조정에 돌입했다. 이에 2차전지 33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7월 고점 대비 90조원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2차전지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인 타이거(TIGER) 2차전지테마 ETF 구성 종목 33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 15일 390조327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6일 479조3474억원보다 89조202억원(18.57%)이 감소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시가총액은 7월 26일 44조4996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27조3844억원으로 감소했다. 황제주였던 에코프로(086520) 역시 같은 기간 32조6988억원의 몸집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시총이 9조원가량 휘발되며 23조6986억원에 불과하다.

에코프로그룹에 이어 7월부터 2차전지 붐을 이뤘던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003670) 역시 급락세를 탔다. 포스코홀딩스의 시총은 3조8903억원, 포스코퓨처엠의 시총은 11조7357억원씩 줄어들었다. 2차전지 밸류체인에 대한 기대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26일 장 중 76만40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58만40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시장 내부에서 2차전지주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와 미국 9월 예산안 합의 이슈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모멘텀 저하로 2차전지주가 하락하고 있다”며 “인버스 ETF 상품이 나온 이후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점을 보면 2차전지 테마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상반기와 같은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10개 2차전지 종목의 상승률을 역으로 추종하는 ‘KBSTAR 2차전지 TOP10인버스’ ETF가 지난 12일 상장한 후 개인 투자자들은 4거래일간 해당 ETF를 461억원 순매수했다. 10개 2차전지 종목의 상승률을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KBSTAR 2차전지 TOP10’ ETF의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107억원)의 4배에 이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국내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격이 판가에 연동하면서 양극재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선 이차전지주가 조정을 거치고서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꾸준히 나온다. 전기차 등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실적 우려가 4분기부터 점차 완화하면서 연말 신규 수주와 증설 등의 모멘텀이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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