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올해 마지막 토요일인 28일, 서울 광화문 앞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응원봉으로 가득 찼다. 영하권의 강추위 속 진행된 이번 집회에서도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서 핫팩을 나눴고, 카페·식당 선결제를 이어갔다.
| 28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한 시민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어묵과 파전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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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소추안 인용를 촉구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겐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도 요구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시작 시각인 오후 4시 전부터 광화문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패딩·장갑·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이들 손엔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크게 외쳤다.
이곳에선 매주 주말 집회를 찾는 유쾌한 내용의 깃발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국돌팔이연합’, ‘얼룩말연구회’, ‘토끼를 좋아하는 전국당근연합’,‘ 민초vs반민초 평화유지 운동본부’, ‘전국 고양이 배긁어주기 연합’ 등 다양한 깃발들에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전국 공개고백 장려협회’ 깃발을 만든 민지환군은 “저는 꼭 제가 만든 깃발을 들고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을 외치고 싶어 매주 집회에 나왔다”며 “우리들의 움직임이 올바른 것이고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추위 속 따뜻한 나눔도 이어졌다. 거리 곳곳에선 핫팩부터 파전, 어묵, 떡 등을 집회 참가자들과 나누는 시민들이 보였다. 무료로 음료를 나눠주던 커피차도 거리에 나와 시민들에게 커피를 전달했다.
이번 집회의 특징이었던 선결제도 이어졌다. 시위 현장 인근의 한 카페엔 ‘커피 200잔 쏜다.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고, 카페 안은 시민들의 발길로 가득했다. ‘시위도 밥먹고’ 웹사이트에 따르면 경복궁역과 광화문역 인근에는 빵집부터 카페, 식당까지 다양한 메뉴에 대한 선결제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집회에서 대표 발언에 나선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이후에도 벌써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를 내비치는 최 권한대행, 계엄 당위성을 위한 알리바이가 돼 준 국무위원들,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중대범죄자”라며 “국민에게 발포 명령을 한 윤석열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헌법재판소를 거쳐 명동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애초 한덕수 국무총리 공관 쪽으로도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됨에 따라 경로를 변경했다.
|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전국 고양이 백긁어주기 연합’, ‘오버워치 나노 강화제 연구팀’ 등이 적힌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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