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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는 자회사 ‘니코벤처스홀딩스리미티드’를 통해 특허청 키프리스에 합성니코틴 담배 브랜드 ‘노마드’ 상표를 최근 출원했다. 지난 5월 국내에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지 6개월 만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이나 스펙은 논의를 진행 중으로 세부 사항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AT그룹이 합성니코틴 담배를 출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합성니코틴 담배는 담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인정된다. 따라서 합성니코틴 담배는 일반 담배와 달리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고 미성년자에게 판매해도 특별한 처벌 규정은 없다. 세금이나 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닌 덕분에 일반 담배나 전자담배보다 더 저렴하게 팔 수도 있다.
현재 국내 담배 시장은 KT&G(033780)와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제품을 앞세워 양분하고 있다. BAT로스만스는 수년간 이들과 경쟁했지만 양강체제를 흔들지는 못하고 있다. 이젠 판을 바꿔 액상형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합성니코틴은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BAT는 관련 규제 움직임에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 두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세금 부담이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BAT 로스만스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담배에서 만일 세금에 대한 절약분이 발생한다면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지부진 했던 담배법 개정 논의…‘발등에 불 떨어졌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합성니코틴 담배를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있었다. 액상형 전자 담배는 USB, 열쇠고리 같은 디자인으로 미성년자가 사용해도 알아채기 어렵다. 특히 궐련형과 달리 액상형 전자담배는 대부분 중소 사업자들이 생산한다. 이 때문에 품질 문제가 늘 거론됐다.
다만 최근 BAT로스만스의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 등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정부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기재부는 합성니코틴 담배도 담배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합성니코틴 담배의 인체 유해성 연구용역에 대한 중간 결과를 정리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담배의 사회적 파장이 커짐에 따라 연구용역에 대한 중간 결과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기재부와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담배사업법 개정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 통과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5건 발의된 상태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하더라도 국회 통과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사이 BAT는 경쟁 업체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