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직생활에 만족하는 교원이 전체의 3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도 30.1%에 그쳤다.
| 지난해 스승의 날인 5월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무실을 방문해 직접 문구를 새겨넣은 머그잔을 선물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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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제39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유치원·초중고·대학 교원 576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했다.
조사 결과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는가’란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7.2%, 대체로 그렇다는 22.9%로 집계됐다. 다시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긍정적 응답을 모두 합해도 30.1%에 그친 것. 이는 지난해(39.2%)대비 9.1% 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를 묻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은 32.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52.4%(대체로 그렇다 41.9%, 매우 그렇다 10.5%)에 비해 20.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로 교권하락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를 묻는 문항에 77.7%가 ‘떨어졌다’(대체로 떨어졌다 39.3%, 매우 떨어졌다 38.4%)고 응답했다. 2009년 같은 문항으로 처음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55.3%)보다 10년 새 22%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
교권 보호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는가란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1%(별로 그렇지 않다 38.0%, 전혀 그렇지 않다 23.0%)에 달했다. 반면 교권 보호가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11.1%(대체로 그렇다 10.2%, 매우 그렇다 0.9%)에 그쳤다.
교사들은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39.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21.1%)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5.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5.4%) △명예퇴직 등 교직 이탈 가속화(6.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교직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에 대해서도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를 1순위로 들었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잡무 순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유‧초‧중등 교육의 시도교육청 이양’에 대해 79.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은 13.3%에 불과했다. 교총은 “국가의 교육적 책무 약화와 이로 인한 시도 간 교육 격차, 교원 지방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교총은 이어 “교권 하락은 교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학생 교육에 대한 열정·헌신을 앗아간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권3법을 속히 현장에 안착시키고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