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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는 1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올해와 그 이후 외교 정책 우선순위로 러시아, 미국, 일본을 꼽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 김정은이 “경험이 없고 무지한” 군 지휘관들에게 핵 외교를 맡긴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국제 관계와 외교, 전략적 판단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이번엔 외무성이 확실히 힘을 얻어 주도권을 잡을 것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4년 동안 아무것도 주지 않고 북한의 손발을 묶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부인하고 무력 충돌을 경고한 입장을 트럼프 재선시 180도 바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는 불법 거래에 연루되어 손을 더럽혔고 덕분에 북한은 제재 해제를 위해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주요 협상 카드를 하나 빼앗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탈북한 리 참사는 2016년 이후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중 가장 높은 직위의 인물이다.
리 참사는 1972년 평양에서 태어난 이후 통일전선부 산하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부친을 따라 알제리와 쿠바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삶을 상상만 하다가 하루는 목디스크가 터져 자비로 멕시코에서 치료를 받으려고 북한 당국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했고 “이 일로 인해 내가 정권에 대해 품고 있던 모든 원망이 폭발했다”며 탈북 계기를 밝혔다.
리 참사는 한국과 쿠바가 올해 2월 국교를 수립한 일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주쿠바 대사관에서 재직했을 당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했다. 쿠바와 관계를 맺은 것은 2023년래 한국이 한 가장 좋은 일이었다”면서 “역사의 조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국제 사회의 정상적인 문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