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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지난 7월 후티 관계자가 설립한 의료 장비 및 의약품 관계 업체를 통해 러시아에서 일자리를 약속 받은 예멘 남성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 남성은 러시아에서 드론(무인기) 제조하는 일자리와 함께 2000달러 월급(약 281만원), 1만 달러(약 1405만원)의 보너스, 러시아 시민권까지 약속 받았다. 그는 일행들과 함께 지난 9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5시간 거리에 있는 시설로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러시아어로 된 입대 계약서를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이 남성은 서명을 거부했으나 권총으로 위협받아 서명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 기초적인 군사 훈련을 받고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로스토프 군사기지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FT는 러시아 정부와 후티 반군 간 점점 더 긴밀해지는 연대를 보여주는 일종의 인신매매라고 표현하면서 러시아로 향한 대부분 예멘 남성들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에 참전하게 됐다고 짚었다. FT는 “러시아 정부가 동원령을 되도록 피하고자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점 더 많은 해외 병력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러시아에 병력을 보냈으며, 1만1000명이 넘는 북한군이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외교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후티 간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얼마나 멀리 가져갈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가 임명한 팀 렌더킹 예멘 특사는 러시아가 후티 반군과 적극적으로 접촉을 모색하고 있으며 무기 제공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러시아 관계자가 이 같은 대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논의되는 무기의 종류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 파레아 알 무슬리미 연구원은 “예멘 출신 용병 중 제대로 훈련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으며 많은 이들이 그곳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은 가난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 같은 ‘용병 모집’은 매우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신병의 채무를 탕감해 주는 법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오는 12월 1일부터 국방부와 최소 1년 이상 입대 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에게 적용되며, 이들에게 최대 1000만 루블(약 1억3470만원) 규모의 부채를 면제해 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12월 1일 이전에 채권추심 절차가 시작된 모든 신병에게 적용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