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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영토 내 30㎞까지 진격했다면서 “러시아군은 국경에서 25km, 30km 떨어진 톨피노와 오브시 콜로데즈 마을 근처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각각 교전을 벌였다. 우크라이나군 기동대의 돌파 시도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Mi-28NM 헬기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병력과 무기를 공격했으며, 모든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누적 병력 손실은 최대 135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독립언론인 유로마이단 프레스는 BBC가 분석한 위성 이미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국경에서 60㎞ 떨어진 지역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의 여러 정착지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행정 건물에서 러시아 국기를 제거하는 영상 등을 공개했다.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진격하고 있을 때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관리는 AFP통신에 이번 작전에 수천명의 군인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국경 경비대가 처음 보고한 소규모 침입보다 훨씬 큰 규모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다른 외신들도 러시아가 본토 공격을 허용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본토에서 교전이 치러지면서 러시아 측 민간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 시내 주택에 우크라이나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1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지금까지 총 8만 4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쿠르스크 국경 지역에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평화로운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AP통신은 이번 작전의 정확한 목적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격렬한 전투에서 러시아군을 끌어내거나,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다시 받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하로바 대변인도 이날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러시아와의 미래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러시아와 협상해 전쟁을 곧바로 끝내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비해 전황을 바꿔놓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