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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숨진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연설하며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었다. 이제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모든 전선에서 분노와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모든 전선에서 공식적인 전투를 치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나스랄라는 “적인 이스라엘에게 고한다. 지금은 조금 웃어라. 하지만 너희는 얼마나 많은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끔찍하게 울부짖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했을 때까지만 해도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게 그들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은 국경 지역에 국한해 이스라엘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지난달 31일에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르마르 하니예가 공습에 암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이스라엘이 하니예의 숙소에 미리 설치해둔 폭탄을 터뜨려 살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나스랄라는 다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이라며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하니예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휴전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니예를 암살했다는 의견도 있다.
하니예 암살에 대한 공식 언급은 피하면서도 확전에 대비하고 자국을 향한 공격에 강경하게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친이란 무장세력의 위협과 관련해 방어·지원 약속을 재확인하고 추가 미군·무기 배치 등을 논의했다.
한편 나스랄라는 미국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인 알아흐바르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끌어 온 미국 특사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레바논 관리들에게 베이루트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이 우리를 속였다”고 거들었다.
BBC는 나스랄라의 이날 연설에 대해 “이란이 친이란 단체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뤄졌다”며 “그의 연설은 예상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를 담고 있었지만 더 큰 전쟁이 당장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