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석달만에 코로나19 브리핑 재개…"상황 악화할 것"

코로나19 낙관하던 트럼프…재확산 현실에 태도 전환
마스크 착용도 거듭 강조…대선전 여론 악화 염두
21일 사망자 1000명 넘어…6월초 이후 최다
  • 등록 2020-07-22 오전 8:39:19

    수정 2020-07-22 오전 10:25: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넉 달 만에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 나서 “그것(코로나19)은 아마도, 불행하게도,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더 나빠질 것”이라며 “말하고 싶은 내용은 아니지만, 사실이 그렇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기존의 낙관적 전망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다만 그는 이날 임상시험 결과 등을 언급하며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마스크 착용도 권고했다. 그는 “당신이 좋아하든 아니든, 마스크는 영향을 미친다. 마스크는 효과를 낼 것이고 우리는 얻을 수 있는 모든 게 필요하다”며 “서로 가까이 있을 때, 여럿이 있을 때 나는 마스크를 쓰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도 마스크를 쓴 자신의 사진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애국”이라고 적었다.

이 역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착용시 민주당원이라고 비난하던 기존 입장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 직접 나선 것은 지난 4월 말 이후 넉달 만이다. 이날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 보건 전문가 없이 단독으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악화하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단독으로 브리핑을 진행한 것도 위기를 극복하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한 연출로 풀이된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까지 388만5000여명, 사망자는 14만1800여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이날은 사망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1052명이 숨졌던 지난 6월 2일 이후 하루 동안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날로 기록됐다.

한편 미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것보다 최대 13배 많을 것이라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가 이날 발표됐다. 보고서엔 뉴욕, 유타, 워싱턴, 플로리다주 등 10개 주·도시에서 올 봄부터 6월 초까지 병원을 방문한 1만6000명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항체 검사한 결과, 실제 감염자는 보고된 수치의 2~1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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