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에서 미국 뉴욕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 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자리가 뒤바뀌었다. 테슬라가 1위 자리를 되찾고, 엔비디아가 2위로 밀려났다. 테슬라는 주가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하며 서학 개미 보관금액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엔비디아를 제치고 다시 1위 자리에 등극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개인 투자자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나타났다. 규모는 146억 6985만 달러로 한국 돈 20조 2810억원 수준이다.
테슬라가 보관금액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엔비디아는 2위로 내려갔다. 엔비디아는 테슬라가 4년간 이름을 올렸던 해외 주식 보관금액 1위 자리에 올랐지만 한 달 여 만에 테슬라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개인들은 4일 기준 엔비디아 주식을 134억 2247만 달러(18조 5560억원)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학 개미는 엔비디아가 1분기 실적과 10대1 액면분할 소식을 밝힌 지난 5월 23일부터 분할 첫 날인 6월 10일까지 무려 3억 8835만 872달러(5350억원)를 사들인 바 있다. 개인들이 순매수 행진을 벌이면서 엔비디아가 보관금액 1위 자리에 올랐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개인들이 다시 테슬라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뉴욕 증시에서 지난 6월 25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6월 25일 187.35달러에서 지난 5일 종가 기준 251.52달러로 34.25% 상승했다. 특히 지난 2일(현지 시간)에는 주가가 무려 10.20% 오르기도 했다. 테슬라는 2분기 차량 인도(판매) 대수가 44만 4000대로 발표하며 시장 예상치(43만대)를 상회하는 성적을 공개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에 시장에서는 바닥을 확인했다는 판단에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120달러대에서 움직였다. 지난달 25일 126.40달러에서 지난 5일 125.83달러로 소폭 내렸다.
테슬라 급등에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테슬라가 급등한 지난 6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개인들은 1억 6657만달러(약 2304억원)를 순매도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연초 인공지능(AI) 랠리에서 소외되며 248달러 선이었던 주가가 14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며 “하지만 AI 모멘텀이 가격부담에 직면하자 대안으로 애플, 테슬라 등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4월 말 저점 이후 약 73.5%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엔비디아를 제치고 서학 개미 보관금액 1위에 등극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