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블랙리스트 가담 오정희, 도서전 얼굴 부끄럽다”

14·18일 도서전 현장서 긴급항의 기자회견 예고
“부끄러움 모르는 문학은 폭력에 불과해”
문체부·출협에 공개사과 및 재발방지 촉구
  • 등록 2023-06-14 오전 9:40:37

    수정 2023-06-14 오전 9:46:24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문화예술 단체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가담자로 지목된 오정희 소설가를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도서전의 얼굴)에 위촉된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 단체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이날 오전 10시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장과 오는 18일 오정희 소설가가 참여하는 강연 섹션장소인 A&B1홀에서 오정희 소설가 위촉에 대한 문화예술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두 차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자료에서 “오정희 소설가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의 최대 온상이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핵심 위원으로 있으면서, 헌법에 보장된 표현과 사상, 양심, 출판의 자유 등을 은밀한 방식으로 위법하게 실행하는데 앞장 선 혐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대사 격인 도서전의 얼굴 6인 포스터. 왼쪽에서 세번째 오정희 소설가(사진=출협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위원회’ 조사와 백서 등에 따르면 오정희 소설가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우수문예발간지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서 사회참여적 예술인으로 지목된 블랙리스트들을 사찰, 검열, 배제하는데 앞장섰다.

이어 “오정희 소설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동료 문화예술인들과 이 사회 민주주의에 대해 단 한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아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블랙리스트 사건의 핵심 실행자 중의 한 사람이 국가를 대표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로 알려진다는 것은 한국사회 문화예술과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며 치욕에 다름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 오정희 소설가를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로 위촉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에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입장문 및 기자회견에는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해 블랙리스트 이후(준),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이후(준),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민예총 등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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