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900조원 넘었다..정부 "부채규모 양호"

정부, 발생주의 기준으로 국가재무제표 작성
국가 부채 902조4000억원..1년새 129조원 늘어
국가 자산 1581조1000억원..순자산은 679조원
  • 등록 2013-04-09 오전 11:00:44

    수정 2013-04-09 오후 1:22:41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민간기업에서 주로 쓰는 회계처리 방식으로 국가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우리나라의 총부채 규모가 9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공무원 및 군인연금 수급자에게 평생 지급할 연금 예정액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는 공식 국가부채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의 나랏빚이나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부채규모가 “적정 수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발생주의 방식으로 작성한 ‘2012회계연도 국가결산’을 9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결산 내용은 감사원의 검사를 거쳐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미래의 부채도 빚으로 인식하는 발생주의 방식의 국가 재무제표 작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재다. 이는 민간기업에서 쓰는 연결 재무제표와 유사한 개념으로, 정부는 51개 중앙관서의 재무제표를 통합해 국가 재무제표를 작성했다.

재무결산 결과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국가 재정상태는 자산 1581조1000억원, 부채 902조4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678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 부채가 90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772조5000억원이었던 지난해 부채규모에 비해서도 128조9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일반회계 적자보전, 외환시장 안정 등을 위한 국고채 발행 순증액 22조8000억원 외에는 대부분 연금충당부채 증가에 기인한다”면서 “이밖에 최신 인구통계 반영에 따른 공무원의 기대여명 증가, 저금리 기조에 따른 할인율 하락 등으로 인해 재무제표상 부채가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 재무제표상 총부채(902조4000억원) 중 472조2000억원은 연금충당부채 등이 포함된 장기충당부채이다. 이는 공무원 및 군인연금의 현재 수급자와 미래 수급자(현 재직자)가 평생 받을 예정액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공무원 수가 증가하고, 이들의 평균수명도 늘어나게 되면서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게 이 국장 설명이다.

▲자료= 기재부
정부는 이날 재무결산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자산대비 부채비율, GDP(국내총생산)대비 부채비율 등 부채 규모의 적정성 측면에서는 양호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의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57.1%로 발생주의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1/3~1/12 수준”이라면서 “GDP대비 부채비율도 70.9%로 다른나라와 비교할 때 비교적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발표한 주요국의 GDP대비 부채비율은 미국이 120.4%인 것을 비롯해 ▲영국 159.7% ▲캐나다 54.4% ▲호주 43.4% ▲프랑스 88.3% 등이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2012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세출결산상 세계잉여금 처리(안)’도 심의·의결했다. 2012회계연도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8533억원은 국가채무 상환 등 국가재정법 제90조 규정에 따른 법정 최소비율로 처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내국세 초과징수분 등에 대한 지방교부세 정산소요에 1886억원을 우선 사용하고,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상환 등 국가채무 상환에 3390억원을 사용하게 된다. 이밖에 잔여 세계잉여금 3,257억원은 추경재원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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