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태원 참사를 ‘10·29 참사’로 보도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이유가 “특정 지역의 이름을 참사와 연결지어 위험한 지역으로 낙인 찍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이던데, 실제 공식 용어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언론인협회 등 언론 조직에서 결정하면 언론사에서 다 같이 사용하는 것인지, 정부에서 공식 용어로 채택하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과거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일어났던 ‘뉴욕 쌍둥이빌딩 테러 사건’도 ‘9·11 테러’로 바꿔 쓴 전례가 있던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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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는 2014년 4·16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재난보도준칙’을 제정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언론의 재난보도에는 방재와 복구 기능도 있음을 유념해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또한 “재난 보도는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재난 수습에 지장을 주거나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태원 참사 보도에서 용어 결정은 각 언론사별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태원 참사를 ‘10·29 참사’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역명을 넣는 것보다 사고 발생일을 넣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사고 발생 이후 한국심리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역 혐오 방지를 위해 이번 사고를 ‘10·29 참사’로 부르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MBC가 “특정 지역의 이름을 참사와 연결지어 위험한 지역으로 낙인 찍는 부작용을 막고, 해당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 또 다른 고통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한국심리학회 성명서를 인용해 ‘10·29 참사’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태원 참사’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번 재난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이태원 참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골목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입니다. 공간성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이태원 참사’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발생한 많은 재난 및 사건사고들 또한 지역명을 그대로 쓴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등의 재난, ‘강남역 살인사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등의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한편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일어났던 테러 사건이 ‘뉴욕 쌍둥이빌딩 테러 사건’에서 ‘9·11 테러’로 용어가 변경된 것은 해당 사건이 뉴욕 세계무욕센터(쌍둥이빌딩)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 펜타곤 테러 사건, 유나이티드 항공 93편 테러 사건 등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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