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상하이에 공장 짓는다…外기업 중 최초 100% 지분 확보

트럼프 대통령 중국 방문 맞춰 공식 발표할 듯
‘모델3’ 생산기지 확보 일환
  • 등록 2017-10-23 오전 9:28:33

    수정 2017-10-23 오전 9:28:3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는 외국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중국의 자동차굴기가 전기자동차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경제특구에 공장을 설립키로 합의하고 발표 일정 등 세부 사항을 상하이 당국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내달 초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올해 안에 중국 내 생산 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테슬라는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기업들 중 처음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산업 부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2030년까지 비(非)화석연료 자동차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친환경 차량 제조업체들에게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배출권 거래에서도 특혜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해 연간 35만대 수준이었던 전기자동찬 생산 규모도 오는 2025년까지 700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지난 달 자국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기업들도 2019년까지 전기자동차 생산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동시에 화석연료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투자를 제한하고 판매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신궈빈 부부장(차관)은 지난 달 10일 중국 톈진시에서 열린 ‘2017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 국제포럼’에서 “정부는 함께 화석연료 자동차 생산 및 판매 종료 일정을 잡기 위해 규제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이 건설되고 나면 테슬라는 생산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중국 판매가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판매가는 미국보다 50% 가량 비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으로의 운송 비용을 줄이고 25%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면 중국 판매가를 3분의 1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다만 25%의 수입 관세는 규정대로 부과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과 합작 투자한 경우에만 25%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CEO는 “중국의 공급망에 대한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생산비용을 크게 줄이고 판매가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테슬라가 전례로 남지 않도록 특별 혜택을 거의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중국 진출은 그동안 ‘모델3’ 생산기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수차례 밝혀 온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머스크 CEO는 내년 말까지 모델3를 일주일에 1만대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3분기 모델3 생산량은 목표치인 1500대에 크게 못 미치는 260대에 그쳤다. 미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서만 차량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머스크 CEO는 ‘지옥과 같은 제조과정(Manufacturing Hell)’을 겪고 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중국 진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해 중국에 약 1만1000대를 수출해 10억달러(약 1조132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3억1900만달러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현재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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