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 2011년 '별의 순간' 놓쳐"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여러 여건 갖췄을 때 포착해야…혼자서 생각해선 안돼"
"安, 정권교체 걸림돌…단일화로 옥신각신 문제 또 생길까 염려 차원"
"윤석열 전 총장, 정무감각 높은 사람"
  • 등록 2021-03-26 오전 9:42:43

    수정 2021-03-26 오전 9:45:28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차기 대선 행보와 관련해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1년도에 안 대표의 별의 순간이 그때 떴어요. 국민의 지지도가 근 40% 가까이 됐을 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차기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단일화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그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내가 그 기우에서 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거점유세에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김 위원장은 안 대표와 지난 1월 만나 입당을 권유했지만 거절당한 일화를 얘기했다. 이어 단일화 협상에서 안 대표가 본인의 고집을 꺾지 않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이라는 것은 결국 가서 주고받고 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일단 자기의 주장을 갖다 굽히지 않고 끝까지 자기가 요구한 대로 단일 후보 방식을 정하자. 그러니까 무턱대고 우리가 그걸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시간이 점차 지나가고 하니까 안철수 후보하고 오세훈 후보가 했을 때 제1야당의 조직력과 안철수의 개인적인 경쟁을 하니까 안철수 후보가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번번이 단일화 협상에서 패배한 안 대표를 향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정치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그 여건을 갖다가 제대로 포착을 하라. 그게 내가 별의 순간을 잡으라는 얘기인데 그런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서 혼자서 생각했다고 그래서 불쑥 나서면 그래가지고는 지도자가 성공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보선과 관련해서는 승리를 확신했다. 김 위원장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매일 2%포인트씩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여론이라는 게 따박따박 2%씩 올라가는 그렇게 여론이 올라가지를 않는다”며 “무슨 계기가 마련돼야 되는데 보세요. 사실은 문재인 정부 지난 4년 동안에 솔직하게 얘기해서 내놓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라고 평가절하 했다.

아울러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와 지금의 분위기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2010년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여론조사에 두 자릿수 격차를 보였지만 실제 개표 결과 0.6%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그때는 이명박 정권이 내리막길로 가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5~7%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활동과 관련해서는 “보궐선거가 끝나고 5월 중순쯤 어떤 형태로든지 본인의 의사 표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왔다며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정무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 사람은 9번이나 시험을 보는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 자기네들이 자기 스스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고 그동안 이것저것 책도 많이 읽은 것 같다”며 “저 사람의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단순한 검사만 한 검사가 아니다”고 치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홍준표 의원, 김무성 전 의원 등을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를 하고 부산시장 승리를 하고 날 것 같으면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는 정계 개편을 할 수 있다”면서 “단 여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뭐냐 하면 정계 개편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인간들, 이런 사람들이 또 들어와서 혼란을 겪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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