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진짜 '때릴수록' 오르나...대권주자 지지율 첫 1위

  • 등록 2020-11-11 오전 9:10:47

    수정 2020-11-26 오후 3:48:3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차범위 이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았다. 이 대표는 22.2%로 2위, 이 지사는 18.4%로 3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조사대상에 포함된 이후 처음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총장은 지난달 1박 2일간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마치며 정치에 대한 여운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언론에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까지 되고 있다. 임기 마치고 정치하려는 마음이 있는가”라고 묻자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지금 제 직무를 다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제가 향후 거취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은 “퇴임하고 나면, 제가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그런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는가?”라고 묻자, 윤 총장은 “그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의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1일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야권 내 경쟁자로 윤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꼽기도 했다. “현재 여론조사가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윤 총장은 여야에서 모두 대권주자로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지난해 4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과거 양 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특히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면서 야권주자로 부상했다. 민주당에선 ‘때릴수록 오른다’는 윤 총장의 지지율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4개월 전 민주당에서 윤 총장 사퇴 요구 발언이 나온 뒤 국민의힘에서 윤 총장을 옹호하자,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함구령’을 내렸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당내 입단속을 위한 의도도 있지만, 한편으론 윤 총장 지지자들과 대립해 윤 총장을 띄워 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정치권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여야는 물론이고 언론도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윤 총장 본인도 여론조사에 본인을 넣어서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계속 대통령 여론조사에 넣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난달 국감에서 윤 총장이 “총장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민주당은 각을 세웠다. 특히 최근 추 장관이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윤 총장의 쌈짓돈처럼 쓰인다”고 지적하면서 여야의 대리전 양상은 가열됐다.

이 가운데 윤 총장이 일선 검사들에 대한 강연 자리 등에서 ‘살아 있는 권력 수사가 진짜 검찰개혁’, ‘검찰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자, 김태년 민주당 대표는 “전국을 유세하듯 순회하며 정치 메시지를 홍보하는 행태로 인해 우리 국민은 불편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윤 총장은 올해 2월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오르자 “여론조사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참모진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세계일보에 이같이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31일 언론 보도가 나가기 직전에도 윤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에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고 명단에서 제외해줄 것을 세계일보 측에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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