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美 뜰 수도"…트럼프 배수진에 둘로 갈린 美

[美대선 D-15]
트럼프, 임기 후를 걱정할 정도로 美정치권 '양극화'
평화적 정권이양 첫 언급했으나…불복 가능성 여전
경합주서 트럼프 맹추격…LA타임스 "전쟁터 될 것"
  • 등록 2020-10-18 오후 4:31:28

    수정 2020-10-18 오후 4:31:28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뉴욕=김정남 특파원] “내가 지는 걸 상상할 수 있겠는가. 기분이 좋지는 않을 거다. 어쩌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州) 메이컨에서 열린 유세에서 내놓은 폭탄 발언이다. 뉴욕매거진 등 미 언론들은 “농담조 같아 보이지만, 트럼프가 그간 해온 농담에 비춰 이번 발언은 밑바탕에 깔린 ‘고통’의 위장된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즉 미 뉴욕시 맨해튼 검찰이 수사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에 따른 기소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얘기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후’를 걱정할 정도로 미 정가가 그만큼 ‘양극화’됐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가 최근 “미국이 질서 있는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 이양’의 역사에서 이탈할지 이번 대선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국제 정세를 뒤흔들 이른바 ‘대선 불복’ 가능성을 경고한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NBC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하면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렇게 하겠다”고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언급하긴 했으나 “그러나 난 공정한 선거가 되길 원한다”며 여전히 선을 그은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미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지지자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쟁처럼 될 것”이라고 썼다.

물론, LA타임스의 보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짚은 것이지만 미 정가·월가에선 물리적 충돌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동안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대선 불복’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1∼14일 진행된 10개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 등 6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단 4.9%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는 정확히 4년 전인 2016년 10월15일 기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게 보였던 우위(5.4%포인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플로리다의 경우 의회전문매체 더 힐의 조사(12~15일·유권자 965명)에선 두 후보가 정확히 48% 대(對) 48%로 동률을 이루는 등 트럼프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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