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비공식 회동을 위해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를 방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우호적인 관계인 유럽 내 인맥으로 알려졌다.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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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이날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내각 지명자들과 ‘이스트먼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관람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전 고문인 존 이스트먼 변호사가 직면한 범죄 수사와 법적 조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스트먼 변호사는 2020년 대선결과를 뒤집기 위해서 선거조작과 부정선거에 대한 가짜 의혹을 창안해 낸 설계자로 알려졌다.
멜로니 총리의 이번 방문은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공식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에도 서로 호감을 표명한 바 있다”면서 “이번 회동으로 멜로니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유럽 내 핵심 측근’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회동의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유럽 정상들과 트럼프 당선인의 갈등 중재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 국가들의 안보 ‘무임승차’을 주장하며 유럽연합(EU)과 무역 전쟁,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탈퇴 가능성,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감축 등을 거론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또한 두 사람이 이란에 구금된 이탈리아 언론인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폴리오의 기자이자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체실리아 살라는 지난달 이란 테헤란에서 언론법 위법 혐의로 체포됐다. 이란 사업가인 모하메드 아베디니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드론 부품을 제공한 혐의로 이탈리아 밀라노 공항에서 체포된 지 사흘 만에 살라는 구금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마러라고를 찾았으며, 캐나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또한 마러라고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