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전도사’로 잘 알려진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 2차관은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주최 ‘세계전략포럼 2013’ 둘째날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창조경제는 1% 국민의 연구개발(R&D)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99%의 일반 시민, 학생, 퇴직자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창조경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차관은 이날 “창조경제엔 정답이 없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창조경제의 정답이 뭐냐고 묻지만 나는 모든 문제에 똑같은 답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국민과 모든 산업, 모든 부처에서 생각하는 합(合)이 창조경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창조경제를 설명할 때 ‘자원이 없는 나라의 생존법’이라는 수식어를 반드시 붙인다. 자원이 없지만 두뇌자원이 있는 나라에서 가능한 경제 모델이 창조경제라는 것. 반대로 자원이 없고 영리한 두뇌가 있는 나라여야만 가능한 모델이 바로 ‘창조경제’이기도 하다.
초등학생들이 일찌감치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컴퓨터 언어를 가르쳐 현 정부가 끝나는 5년 뒤의 중·고등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 언어를 잘 사용하는 학생들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때 4만명 정도의 학생들만 코딩 프로세스에 뛰어나도 이들이 대학에 진학했을 때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2~3명은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글로벌 브랜드화도 추진된다. 도요타 자동차가 자체 브랜드를 숨기고 ‘렉서스’ 브랜드 만으로 승부했던 것처럼, 대덕연구단지(DDD)를 브랜드로 만든다. 전세계 시장에서 ‘DDD’의 국적이 어디인지 모른다해도 브랜드만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윤 차관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130미터 달리기로 본다. 우리나라는 먹거리 70%와 에너지 100%를 수입하고 전체 예산의 9%를 국방비에 지출하는데, 이를 다 합하면 정부 예산의 30%에 이른다는 것.
그는 “이런 핸디캡 때문에 다른 나라가 100미터를 달릴 때 우리는 130미터를 달려야 한다. 발로 달리면 당연히 지겠지만, 30미터를 머리로 달린다면 이길 수 있다”며 “핸디캡이 있는 나라는 모두가 생각해볼 만한 주제가 ‘창조경제’이고, 얼마 후 우리나라가 성공했을 때 핸디캡을 가진 여러 나라에서 우리를 모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설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