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화물트럭' 나경원에 "전기차 주문했다"

  • 등록 2021-05-24 오전 10:04:47

    수정 2021-05-24 오전 10:04:4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신경전을 벌였다.

나 전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당 대표는 사실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 김은혜 의원 등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0선·초선의 신예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자신을 포함한 중진을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각각 빗댄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당 대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국민들께서는 이렇게 새로운 신진이라고 하니 좋게 보시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는 “이번 대선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이다. (야권) 통합 문제라든지 밖에 있는 후보들이 우리 당을 찾아오게 하는 문제라든지…”라며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보기 좋은 것’과 ‘일 잘하는 것’을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 대표가 되면 이런 신진들의 역동성이나 이런 부분은 전면적으로 배치해서 그분들이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왼쪽), 나경원 전 의원 (사진=뉴시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실 제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서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 내부 공간도 넓어서 많이 태울 수 있는 아이오닉5”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원할 때는 내 차의 전기를 다른 사람을 위해 뽑아줄 수 있는 V2L기능도 있더라”라며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예그룹을 공개 지지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방금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볼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며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적었다.

그러자 오 시장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지낸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다”며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고 화답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오 시장에 “시정이 바쁠 텐데 왜 이런 언급을 하셨나 이런 생각이 든다.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면서 “좀 쉬운 당 대표, 좀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이 대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다음 선거에서) 낙마하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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