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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혁신위가 지난 10월 26일 출범 이후 예정된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42일 만에 해산하는 점과 ‘주류 희생안’에 대한 답을 유보한 점에서 사실상 ‘김기현 체제 시간끌기용’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와 혁신위의 갈등은 결국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35%로 나타났다.
혁신위 출범과 함께 ‘김포-서울 편입’이나 공매도 금지 등 수도권 민심과 중도층 민심 끌기에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에 ‘환심 사기’에 그쳤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시작만 해놓고 끝을 제대로 맺은 게 없다”며 “결과가 없고 당 지도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6개에서만 우세하다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까지 공유되면서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물론 분석 결과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질질 끌다가는 당이 모두 죽게 생긴 상황”이라며 “당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앞서 공관위에서 혁신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혁신위 조기 해산에 따른 비판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 또한 당내에선 비관적이다. 심지어는 김 대표를 겨냥한 ‘사퇴설’까지 나왔다.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출마론 부족, 사퇴만이 답”이라고 날을 세웠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도 김 대표를 겨냥해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혁신위의 타이밍이 순전히 맞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김 대표가)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