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이상원 기자] 여야 대선후보의 희비가 새해 벽두부터 엇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승기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세제 공약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추격자로 변한 윤 후보 ‘1일 1공약’ 발표로 부족한 콘텐츠 채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본격적인 정책 대결의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경남 방문 이틀째인 2일 부산시 강서구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를 방문, 스마트 냉장고를 열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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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2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월세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한책임 부동산 공약 4’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대 5년 전 월세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이월공제를 도입하겠다”며 월세 공제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연 월세액의 10~12%인 공제율을 15~17%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제 대상 주택가격의 완화해 공제 혜택 대상자를 늘리겠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공시가격제 전면 재검토 △종합부동산세 일부 완화 △실수요자 취득세 완화를 소개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부동산 민심을 선점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가 양도세부터 종부세, 보유세, 취득세까지 부동산 세제 공약을 완결한 만큼 성난 부동산 민심을 어루만졌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다음 스텝은 공급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달 중 단기·중기·장기로 나눈 대규모 부동산 공급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4일에는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 비전’을 강조한다. 광명 기아차 공장은 전기차를 생산하는 곳으로 ‘전환적 공정성장’이란 의미를 담아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현안을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공약을 포함한 대규모의 정부 투자안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일 혹은 7일에는 경제분야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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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도 이날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응수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의 공정성에 주목하겠다”면서 “일부 노조의 일자리 세습 같은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면서 청년층 표심을 의식한 메시지를 연이어 보냈다.
정책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을 소개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모든 정부 부처를 하나로 연결해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며 효율적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2일에는 택시기사 보호용 칸막이 설치를 국가가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약을 발표한다. 윤 후보 측은 이를 기점으로 매일 한 건씩 생활밀착형 공약인 ‘심쿵약속’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 후보의 소확행에 맞붙을 놓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미 1일 1공약에 가까운 행보에 돌입했다. 지난 24일 자와의 동행 공약 발표 이후 상식회복·자본시장공정회복·미래에너지 공약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윤 후보의 정책 강화 움직임은 위기의식 때문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최근에 나타난 현상을 보면 매우 위기라는 느낌이 든다”며 이달 말까지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메시지도 직접 관리하기로 하면서 더는 ‘실언’ 등의 실수 반복은 안된다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실제 새해 첫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1일 발표된 KBS·MBC·SBS 지상파 3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윤 후보에 8.9%포인트~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1% 포인트를 고려하면 이 후보와 윤 후보 격차는 모두 오차범위 밖이다. 즉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윤 후보의 패색은 짙어졌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양강 체제가 아닌 트로이카 구도로의 변화도 엿보인다. 안 후보는 같은 조사에서 7.8%~8.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부동층의 비중이 18%~22.3%에 달해 안 후보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안 후보도 이날 부동층 공략을 강조하며 “단일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