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협업 늘 열려 있어…삼성과도 대화"

오로라와는 방향성..기술은 모빌아이·엔비디아와
"이분법적 선택 아냐…전기차·수소차도 마찬가지"
  • 등록 2018-01-09 오전 9:34:38

    수정 2018-01-09 오전 9:34:38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연구개발본부장)이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여러 타사와의 협업과 관련해 새로운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명확한 방향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한 곳의 동맹 체제로 굳히기보다는 대기업 및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여러 방향의 ‘느슨한’ 협력 관계를 당분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양웅철 부회장 8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의 ‘CES 2018’ 공식 프레스 콘퍼런스 발표자로 단상에 오르기에 앞서, 이날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소규모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Q&A)을 진행했다.

양 부회장은 현대차(005380)가 독자개발을 떠나 최근 협업을 많이 진행하는 방향성에 대해 “그동안 친환경차 개발에선 자립을 해왔다”면서도 “영상인식이나 빅데이터 프로세싱 등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선진업체들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연구개발본부장). 현대차 제공
엔비디아(NVIDIA) 쪽 동맹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자율주행은 두 가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와 관련된 레벨2~2+ 수준에서 모빌아이(인텔)의 방법론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고, 엔비디아는 그래픽 프로세서 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영상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자율주행의 방법론 쪽”이라며 “우리는 두 가지 모두 다 하고 있기에 양쪽 모두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있어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한 오로라에 대해선 “구글, 테슬라, 우버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경험이 많은 분들이 모인 게 오로라”라며 “기술적인 걸 떠나서 자율주행에 대한 경험과 가치, 방향성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기술적인 것은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과 함께 가면 된다. 차를 구성하는 건 자동차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양 부회장은 이어 “자율주행에 대한 방법론은 다양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차와 관련해서는 팔로우 개념이 아니라 같이 새롭게 시작하는 분야기 때문에 느슨한 동맹을 통해 (자율주행에 대한 개념 및 기술을) 분명히 하는 방향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은 모든 제반 기술을 함께 개발해나가야 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등 다양한 곳과 협업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게 양 부회장의 계속된 설명이었다. 이는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과도 마찬가지다.

양 부회장은 삼성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아이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대화는 오고간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와 함께 이분법적 사고를 깨야 하는 건 친환경차 부문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양 부회장은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쟁 판도’ 관련 질문을 받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이하 수소전기차)를 이분법적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는 레인지(주행거리)에 한계가 있어 1주일에 200㎞ 범위에서 움직이는 단거리용으로, 수소차는 장거리용으로서 무겁고 큰 차를 위주로 프로모션(판매촉진 활동)하면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차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40~50% 가격이 내려갔고, 앞으로 물량이 더 많아지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며 “물량만 늘어나면 보조금 지급 없이 하이브리드 수준까지 (가격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현대차의 수소전기차가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보다 플랫폼 구성이나 주행거리, 효율 등에서 우위에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기상 현대차그룹 전무(환경기술센터장)도 머지않은 미래에 수소전기차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이 전무는 “현재 현대차, 도요타, 혼다 세 곳이 수소전기차를 생산하지만 2020년 이후로는 7~8개 회사가 수소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등이 접목되면 수소전기차 시대가 더 빨리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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