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총 상위주가 코스피 상위주에 비해 외풍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대비 코스닥 시총 상위주의 시가총액 감소율이 코스피에 비해 두 배 넘게 컸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내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게임주 시가총액 하락을 견인한 반면, 2차전지주는 오히려 시가총액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총 상위주 10곳(
에코프로비엠(24754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엘앤에프(066970)·
카카오게임즈(293490)·
HLB(028300)·
펄어비스(263750)·
셀트리온제약(068760)·
위메이드(112040)·
천보(278280)·
CJ ENM(035760))의 시가총액은 55조7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1월3일) 시총 상위주 10곳의 시가총액(67조3610억원 ) 대비 17.2% 감소했다. 최근 시총 상위주에는
씨젠(096530) 대신 CJ ENM이 새롭게 포함됐다.
같은 날 코스피 시총 상위주 10곳(
삼성전자(005930)·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하이닉스(0006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전자우(005935)·
네이버(03542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삼성SDI(006400)·
카카오(035720))의 시가총액은 901조43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961조3100억원)와 비교하면 6.2% 줄었다. 코스피 시총 상위주 목록에선
기아(000270)가 순위에서 제외되고 LG에너지솔루션이 새롭게 들어왔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가 코스피에 비해 시가총액 규모가 더 많이 감소한 것은 거시경제 악화에 더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심이 악화됐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하락 국면이 어이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대외 리스크에 변동성이 큰 코스닥 업체의 매도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총 하락을 견인한 것은 게임주였다. 시가총액 순위 변동 현황을 보면 펄어비스(3위→6위), 위메이드(6위→8위) 등이 두 계단 이상 하락했다.
게임주의 경우 금리 인상 국면에서 성장주로서 매력이 반감된 데다, 신작 부재와 메타버스 등의 신사업에 대한 위험 요인이 부각되면서 주가 하락세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게임 업체들의 주가는 신작 부재와 라이브 게임 매출 감소, 비용 증가로 인해 연초 대비 평균 45% 하락했다”며 “P2E(Play to Earn), 메타버스, 코인 관련 신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멀티플이 축소된 점도 주가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2차 전지 종목은 하락장에서 오히려 시가총액 점유율이 확대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시가총액 순위가 연초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 규모는 10조5210억원에서 11조5740억원으로 1조원가량 늘었다. 엘엔에프도 시가총액 순위가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시가총액 역시 7조2580억원에서 9조3310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년 이상 지속된 공급 차질 이슈가 올 상반기 전기차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으나 일부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외하면 회복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매크로 환경 변화로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2차전지 업체들은 차별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