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최소 91명이 사망했다고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 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시위대가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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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곳곳에서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수만 명의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지역 공공기관 등에 불을 질렀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대와 정면 충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무기한 전국 통행금지를 선언하고 5일부터 3일 동안 긴급 공휴일을 선포했다. 또한 정부는 이날 통신 사업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 차단을 지시해 인터넷이 전국적으로 금지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 회의 후 “폭력을 자행하는 사람들은 학생이 아니라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테러리스트”라면서 “나는 우리 국민들에게 강력한 힘으로 이 테러리스트들을 제압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방글라데시 정부가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 정책을 재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촉발됐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 달 21일 방글라데시 대법원이 독립 유공자 자녀에 대한 공직 할당 규모를 30%에서 5%로 축소를 결정하면서 시위도 진정됐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체포된 시위 참가자 석방,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이달 들어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로이터는 “이번 소요 사태는 4연임에 성공한 하시나 정권이 마주한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