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누진제 축소 추진..'적게쓰는 가구 부담 커져'

현행 6단계 전기요금 누진제, 3~5단계로 축소 추진
대량 사용자 부담 줄어..구간별 요금부담 격차 감소
지경부 "면밀히 검토 후 상반기중 국회에 다시 보고"
  • 등록 2013-02-13 오전 11:09:06

    수정 2013-02-13 오전 11:09:0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현행 6단계로 구분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정의 부담을 즐이는 대신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집의 부담을 늘려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기 사용이 적은 서민들의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식경제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방안을 포함한 전기요금 관련 현안을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무역·에너지소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경부가 보고한 누진제 개편방향은 현재 6단계로 나뉜 주택용 전기요금의 사용량 구간을 3∼5단계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요금제 구간은 ▲1단계(사용량 100㎾h 이하) ▲2단계(101-200㎾h ) ▲3단계(201-300㎾h) ▲4단계(301-400㎾h) ▲5단계(401-500㎾h) ▲6단계(501㎾h 이상)로 구분된다. 전력량에 따른 요금은 저압용이 1단계 59.10원, 2단계 122.60원, 3단계 183.00원, 4단계 273.20원, 5단계 406.70원, 6단계 690.80원으로 6단계가 1단계의 약 11.7배다.

하지만 개편안에 따라 누진제 단계가 축소 개편되면 가장 비싼 구간과 가장 싼 구간의 요금 격차가 4∼8배로 줄어들게 된다. 대량 사용자의 요금 부담은 줄이는 대신, 250㎾h이하 사용 가정의 부담을 늘려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예컨대, 지경부의 개편안대로 구간을 200㎾h씩 3단계로 하고 요금 격차를 3배로 설정할 경우 50㎾h, 150㎾h, 250㎾h 사용자는 지금보다 각각 3121원, 3832원, 4286원씩을 더 내야 한다. 반면, 350㎾h, 450㎾h, 601㎾를 쓰면 요금이 각각 5379원, 8738원, 5만4928원이 줄어든다.

누진제를 200㎾h 단위로 끊어 4구간(요금 격차 최대 8배)으로 바꿀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50㎾h, 150㎾h, 250㎾h를 사용하는 가정은 지금보다 1984원, 421원, 2183원씩을 더 내야 하는 데 비해, 350㎾h, 450㎾h, 601㎾를 쓰는 집은 1456원, 3223원, 3만3470원씩 요금을 덜 내게 된다.

정부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주거환경이 변한 점을 들어 누진제 구간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기 사용량이 적은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전기요금 4% 인상 이후 한달 만에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누진제에 칼을 대는 것에 대해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지경부는 상반기 중으로 세부 방안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다시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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