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도체, 유증 무산 후 中·美서 3400만달러 투자 유치

DFJ·허페이시, 국부펀드 조성… 자회사와 투자 MOU
  • 등록 2015-10-18 오후 3:36:49

    수정 2015-10-18 오후 4:10:44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업체로부터 유상증자가 무산된 제주반도체(080220)가 중국 지방 정부와 미국 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영개투자유한공사(윙챔프)와의 계약 취소 소식을 듣고 가슴 졸였던 주주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제주반도체는 최근 미국 디에프제이(DFJ), 중국 허페이시 정부와 3400만달러(약 385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MOU 체결 후 계약금 형식으로 개발비 1500만달러(약 170억원)를 선입금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장 종료 후 회사는 중국 자우도그룹 해외법인인 윙챔프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6월 회사와 윙챔프는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었다. 이후 납입이 미뤄지고 투자 규모도 약 357억원으로 축소되는 등 투자에 진통을 겪다가 4달여만에 최종 무산된 것이다.

회사측은 윙챔프가 투자규모를 줄이고 투자 일정을 바꾸며 계약 이행 의지를 제대로 나타내지 않았고 일부 사업부 축소를 요구하는 등 경영권 간섭이 심해져 계약을 해제하게 됐다고 전했다.

새 투자자인 DFJ는 테슬라, 쏠라시티, 스페이스X 등에 투자한 미국 대표 벤처캐피털이다. 허페이시는 리커창 총리의 고향으로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는 지역이다. 윙챔프와의 투자 진행 중 제안을 해왔던 다른 투자자들 중 하나로 M2M(머신 투 머신) 분야에서 회사의 메모리 반도체 설계 능력과 MCP(멀티칩 패키징)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DFJ와 허페이시는 30대 70의 비율로 자금을 투자해 국부펀드를 조성한다. 펀드가 상장사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는 내부 원칙에 따라 비상장사인 제주반도 자회사 램스웨이를 통해 자금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제주반도체가 지분 97%를 보유한 램스웨이는 반도체 설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회사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자본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며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 주식 담당 임원은 “투자 무산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MOU 조항에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3400만달러 투자 후 내년 추가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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