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백내장 수술 10만 건 줄었다…실손보험 지급 거부 영향

2년 연속 감소 추세…백내장 수술 주로 하는 의원도 수술 감소
실손 지급 거부·자정 노력 ''결실''…"또 다른 수익 모델 생성 막아야"
  • 등록 2024-12-16 오전 10:37:29

    수정 2024-12-16 오전 10:37:29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 건수를 기록하는 백내장 수술이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가 완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백내장 수술이 줄면서 안과 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술 건수도 함께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6일 공개한 ‘2023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최다빈도 수술인 백내장 수술이 전년 대비 9만 8000건(△13.3%) 감소한 63만 7879건으로 집계됐다.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50대 이상 연령층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 바로 백내장 수술이다. 2021년 전체 연령 기준 78만 1220건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감소 추세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백내장 수술의 대부분은 안과 의원에서 이뤄진다. 이로 인해 백내장 수술 건수 감소는 안과 의원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술 건수 감소로 이어졌다. 작년 한 해 백내장 수술 68만 7879건 중 약 73.6%인 46만 9579건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뤄졌다. 직전연도인 2022년에는 안과 의원이 57만 58건의 백내장 수술을 진행했다. 한 해동안 10만 479건이 줄었다.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술 건수 또한 2022년 78만 7462건 대비 68만 4623건으로 약 10만 2839건 줄었다.

백내장 수술 감소는 지난 2022년부터 실손보험사에서 백내장 수술에 대한 보장을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서 환자 유인 요소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백내장 수술은 수술 당일 입원 후 수술을 진행하고 퇴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실손보험사에서 백내장 수술을 ‘수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실손보험금 미지급 피해구제 신청 사례 가운데 보험사가 내세운 백내장 수술 보험금 거부 이유 91.4%가 ‘수술 필요성 불인정(67.6%)’ 또는 ‘입원 필요성 불인정(23.8%)’이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체 실손보험금 미지급 피해 사례 33.4%가 백내장 수술 관련이다.

연도별 의료기관 종별 전체 수술 건수 점유율 추이(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일부 안과 의원의 과도한 백내장 수술 의존은 의료계 내에서도 고민이었다. 일부 안과의원이 브로커와 결탁해 금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례가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됐다. 이들 의원은 비급여인 시력 교정용 다초점 렌즈를 실손보험 청구 항목에 끼워 넣는 형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 이에 대한안과학회는 2022년 ‘노안백내장 불법의료행위 관련 대국민 공지’를 발표하며 “실손보험 청구 등을 목적으로 불필요한 백내장 수술을 유도하는 행위를 신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백내장 수술 감소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실손 보험이 막히지 않는 방향으로 또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결국 피해는 동료 의사와 환자들이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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