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AI 기업 인수 및 지분투자를 단행해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 추진했던 전기차 충전사업 및 밸류업 정책은 기업가치를 높이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났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해야 한다는 시장의 평가다.
2일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 같은 경우는 자회사 SK일렉링크의 사업이기 때문에 SK네트웍스의 미래 사업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SK네트웍스의 성장에 보다 주효한 것은 AI 사업이며 실제로 당사는 AI 사업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초 종합렌탈 기업에서 전문 투자기업으로의 전환의지를 밝혔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년 째 SK네트웍스의 시가총액(시총)은 1조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밸류업 정책이 근본적인 기업가치를 끌어올리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올해 초 SK네트웍스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기업의 시총은 1조7000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난 3월 SK네트웍스가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정관을 통과시키고 관련 이슈에 대한 소식이 잠잠해지면서 시총은 다시 1조원대 초반으로 돌아왔다.
또,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대가 도래 하면서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SK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제고되기 위해선 신사업인 AI사업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평가받는다.
◇ IR자료에서 실적 강조되고 있는 AI 기업 ‘엔코아’... 조용한 ‘SK 일렉링크’
SK네트웍스가 AI 기업 엔코아 인수를 마무리한 시점은 지난해 10월 초다.
당시 SK네트웍스 측은 95억1000만원을 납입해 엔코아의 지분 88.47%를 인수했고 이에 엔코아는 SK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엔코아는 데이터 솔루션 및 컨설팅 기업이며, 27년 업력을 자랑하며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풀스택 서비스 체계를 갖춰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사업 입지를 구축했다. 풀스택 서비스는 데이터 관리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링 구축, 메타데이터 분석 등 AI를 활용한 9가지 서비스를 지칭한다.
이후에도 매 분기 엔코아의 실적은 IR자료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반면 SK일렉링크의 실적은 현재까지도 IR자료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다만 감사보고서에 첨부된 재무제표를 통해 SK일렉링크가 2022년 영업손실 21억원, 2023년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22년 말 SK일렉링크 인수를 완료했으며 이후 매 분기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 △SK일렉링크 급속충전 개수 추이 △SK일렉링크 멤버십 가입자 수 추이 등 실적 외의 제반 정보를 IR자료에 포함시켜 사업 현황을 밝히고 있다.
◇ AI 기업 위주의 지분투자 단행... 빠른 AI 성과 창출은 엔코아와의 협업에 달려있어
SK네트웍스는 지난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9개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AI와 관련성이 높은 기업은 △올해 초 투자한 ‘업스테이지’ △지난해 3월 투자한 AI 기반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미국 기업 ‘휴메인’ △지난해 6월 투자한 AI 스마트팜 기업 ‘소스에이지(source.ag)’ △지난해 10월 투자한 AI와 연계한 펫 서비스기업 ‘비엠스마일’ △2022년 1월 투자한 AI 활용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엘비스’ △2022년 2월 투자한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록오디세이’ △같은해 7월 투자한 미국 트랙터 무인자동화 솔루션 기업 ‘사반토’ 등 총 7개사다.
이 외에 나머지 투자 분야로는 친환경 소재 사업, 인테리어 플랫폼 서비스 사업 등이 포함된다.
AI관련 지분투자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하는 기업은 단연 프라이빗 대규모 언어 모델(LLM) 전문 기업 업스테이지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인수한 엔코아와 업스테이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측은 “고객에게 최적화된 첨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기업은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엔코아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와 업스테이지의 프라이빗 LLM 기술의 융합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코아의 실적을 2026년 855억원, 영업이익 276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다만 엔코아는 지난해 매출 257억, 영업이익 5755만원을 기록해 지난 2022년 매출 295억원, 영업이익 65억원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엔코아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면 충분히 SK네트웍스의 실적 및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AI 관련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협력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엔코아는 오는 10월 24일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엔코아의 데이터 전략과 데이터 전문 솔루션 활용방안을 소개하는 ‘엔코아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파이낸스스코프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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