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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인류가 코로나를 이긴 증거로 삼고 싶다”는 취지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올림픽 폐막식 직후 공개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7~8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28%로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스가 내각 지지율이 일본 정계에서 정권 재창출의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지는 30% 선을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역시 지지율이 29%까지 떨어진 지난 5월 이후 석달만에 건강상 문제로 사임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전염병 관련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국민 평가는 높은 편이다. 개최해서 다행이라는 응답이 56%, 잘못했다는 응답은 32%였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일본 선수들이 3개의 금메달을 따는가 하면, 일본 여자 농구팀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해 농구의 본고장 미국을 상대로 맞붙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선전한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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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무탈하게 치뤘지만 지지율이 더 떨어진 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 탓으로 보인다. 스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부정 평가가 70%로 압도했고, 긍정 평가는 23%에 불과했다. 올림픽으로 자숙 분위기가 해이해졌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막 일주일만인 지난 29일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고 이후에도 매일 평균 1만2000명에서 많게는 1만50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에 임하는 스가 총리의 자세를 믿을 수 없다는 응답도 66%에 이르렀다. 백신을 널리 보급하겠다는 정부 대처가 늦었다는 응답도 73%로, 순조롭다고 답한 20%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