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의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활주로 끝이나 측면을 넘어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정보를 비롯해 목격자 진술이나 영상에서 드러난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 비행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면서 “조사관들은 조류 충돌, 착륙 장비, 콘크리트 장벽에 초점을 맞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기계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조종사들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장벽이 설치된 이유 등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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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영리단체 비행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회장은 “이번 사고는 매우 복잡하며, 조사관들이 살펴봐야 할 수많은 요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인근의 구조물 배치는 국제 표준에 따라 관리된다. 조사관들은 이러한 표준이 준수됐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활주로 근처의 물체들은 부서지기 쉬운 것들로 설계돼야 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항공기와) 충돌했을 때 부서진다는 뜻이다”고 짚었다.
은퇴한 항공기 조종사 더그 모스 역시 “공항의 구조가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활주로를 완벽하게 평평하게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약간의 경사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이상한 공항 설계를 많이 봤지만 이건 최고다. (공항을 설계할 때) 언젠가는 누군가가 활주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조류와의 충돌 여부 및 관련 조치, 회수한 블랙박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며, 유일한 생존자 두 명 가운데 의사소통이 가능한 승무원 한 명의 진술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추락 사고 직전 무안공항 관제탑은 조류와의 충돌에 대해 조종사에게 경고했으며,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항공기가 새 떼와 충돌해 불꽃이 나오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착륙을 준비하는 조종사라면 랜딩기어나 플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랜딩기어를 조종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더라도 수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백업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승무원이 실수를 했는지, 혹은 조종 장치가 고장났는지 여부 등을 알아내는 건 조사관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엠브리-리들 항공대학의 안전센터 부소장인 크리스티 키어넌은 “시간에 따라 모든 단서를 추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스는 “(비행기가) 너무 빨리 착륙했다. 그들은 체크리스트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추정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는 한국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연방항공청(FAA) 및 보잉(Boeing)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예비 보고서는 한 달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조사는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