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한때 1달러=144엔대 진입…"패닉 엔화 매수세 유입"

"3년 반간 이자수입 사라져…손실 감수한 엔 매입"
  • 등록 2024-08-05 오후 12:00:44

    수정 2024-08-05 오후 2:14:30

달러-엔 환율 (그래프=닛케이)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5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장중 144엔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1월 중순 이래 7개월만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비싸진 것이다. 지난주 7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달러가치가 하락한 까닭이다.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며 엔화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황급히 엔화를 사들이는 ‘패닉’ 장세도 나오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7월 초순 161.9엔에서 이날 한때 144엔까지 하락했다. 이후 소폭 상승해 145엔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한 달만에 16엔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하던 이들에게는 재앙이다.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면 달러를 보유하는 동안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이자 수입을 ‘스왑포인트’라고 한다. 일본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환율이 161엔에서 145엔으로 떨어진 경우, 3년 반동안의 누적 이자 수입이 사라졌다는 것”라며 “엔 캐리 투자자에 의한 공황적인 엔 매입세가 선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은행(Fed)가 9월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준의 대응이 늦었다며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이같은 우려가 기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닛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16엔 쇼크를 목격한 시장참가자는 엔을 적극적으로 파는 것을 당분간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소나 홀딩스의 이구치 케이이치 시니어 전략가는 “미 경제의 소프트 랜딩(연착륙) 시나리오 일변도였던 시장이 미 경제·고용 지표의 악화로 급속히 비관론에 기울고 있다”며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45엔대까지 엔이 상승한 것으로 손실을 각오한 엔 매입·달러 매도가 나오고 있다. 현재는 140엔까지 엔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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