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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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행사를 강행한 데 이어 본격적인 유세를 재개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TV토론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성이 더는 없다는 백악관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나 아직 ‘완치’ 판정을 받는 건 아니어서 “무모하다”(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비판도 뒤따른다. 11월3일 미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州)에서 여전히 바이든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는 가운데 ‘역전’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의 다급함이 극에 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인함 부각…2차 TV토론도 촉구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제 백악관 의료진의 전체적이고 완전한 승인이 있었다. 내가 그것(코로나19)에 걸릴 수 없고(면역이 생긴 것) 퍼뜨릴 수도 없다는 것”이라며 “알게 돼 매우 좋다”고 썼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진행자가 ‘전염성이 없다’는 백악관 의료진의 발언이 ‘더는 코로나19가 없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나는 면역이 생긴 것 같다”고도 했다. 자신에게 코로나19를 막는 일종의 ‘보호막’을 가진 것과 같다는 식의 언급도 불사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끔찍하고 미친 중국 바이러스를 물리쳤다”며 자신의 강인함을 부각하기도 했다.
앞서 백악관 주치의인 숀 콘리는 전날(10일) 밤 성명에서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한다는 증거가 더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성이 없는 만큼 격리를 끝내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콘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음성 판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정맥주사 흔적으로 보이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목소리도 여전히 갈라진 상태였다는 점에서 건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미 공중파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마지막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CNN방송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면역이 생긴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도 코로나19 재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잘못되고 해로울 수 있는 정보’라며 숨김 처리와 함께 경고 딱지를 붙인 이유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면역’ 발언까지 내뱉으며 건강을 과시하고 나선 건 전날 ‘법과 질서’를 주제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강행한 공개 행사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연설을 한 데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오는 12일부터 플로리다주에서부터 본격화하는 선거유세 재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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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이날 미 대선토론위원회(CPD)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TV토론에 나설 준비가 됐다”(브라이언 모건스턴 전략공보 부국장)며 애초 15일로 예정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무산된 2차 TV토론 재개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CPD는 이번 2차 TV토론을 화상으로 전환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됐고, 결국 바이든 후보는 타운홀 행사로 대체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승패 가를 경합주서…여전히 ‘열세’사실 대선을 불과 3주 앞둔 현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은 ‘절박함’ 그 자체다. 이날 오하이오주의 볼드윈월레스 대학이 오클랜드대, 오하이오노던대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지난달 30일~지난 8일·유권자 4166명·오차범위 ±3%포인트)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위 ‘3대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43.2% 대 50.2%), 펜실베이니아(44.5% 대 49.6%), 위스콘신(42.5% 대 49.2%) 등에서 모두 바이든 후보에게 5.1%~7%포인트의 열세를 보였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무려 12%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