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스, 바이든 사퇴 24시간 만에 SNS 스타 등극
뉴욕포스트,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공표한지 24시간 만에 그를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 연설 도중에 낄낄거리며(giggles) 웃는 밈 또는 이에 대한 반응을 담은 밈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밈의 유래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진행한 히스패닉계 미국인을 위한 교육 및 경제적 기회 창출 관련 연설이다. 당시 그는 “어머니는 ‘젊은이들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너희들이 그냥 코코넛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니’라고 말씀하셨다”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코코넛은 미국에서 아프리카계·아시아계 미국인을 지칭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코코넛처럼 겉은 갈색이지만 속은 하얀, 즉 피부색은 어둡지만 정체성은 미국인인 경우를 뜻한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인도계 흑인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공표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그를 지지하는 밈으로 의미가 바뀌고 있다. 라이언 롱이라는 대학생이 찰리 XCX의 노래에 맞춰 해리스 부통령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찰리 XCX가 엑스에서 “카멀라는 브랫(Brat)이다”라고 언급했고 밈 확산이 가속화했다.
브랫은 찰리 XCX의 여섯 번째 앨범 제목으로 ‘못된 놈, 나쁜 짓’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찰리 XCX는 틱톡 영상을 통해 브랫에 대해 “약간 지저분하고 파티를 좋아하고 가끔은 바보같은 말을 하는 여성, 스스로 자신같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무너진(breakdown) 면이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
‘코코넛 밈’ 조롱→지지 표명 의미 변모…MZ 투표 참여 주목
MZ세대 일부 유권자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코코넛 밈을 게재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에 해리스 대선 캠프는 찰리 XCX의 발언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공식 사이트를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모습으로 빠르게 바꿨다. 브랫을 의미하는 녹색 배경 사진과 찰리 XCX의 앨범과 같은 글씨체로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을 표기했다.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상원의원은 전날 한 노동자가 코코넛을 따기 위해 나무에 오른 사진과 함께 “부통령님, 우리는 도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같은 당의 티아라 맥(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도 코코넛과 야자수 이모티콘을 올리며 “코코넛 나무의 여름”이라고 썼고, 콜로라도 주지사인 재러드 폴리스 등 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코코넛 관련 콘텐츠를 올리며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총기 사용 반대 운동 활동가인 데이비드 호그는 “찰리 XCX의 단 한 번의 트윗이 청년층 투표에 미친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주도 기후변화 활동가 그룹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스티비 오핸런도 더힐에 “올해 선거에서 청소년 유권자 투표율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