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권효중 이용성 기자] “주말에 투표하고 6월1일엔 놀러갈 거에요. 주변에서 다 사전투표 하니까 투표일엔 막상 시내에 사람이 없어서 좋더라고요.”
“지방선거라서 후보도 많고 관심도 떨어지지만 마음속에 정해놓은 후보들이 다 있어요. 점심시간이라 짬내서 투표하러 왔어요.”
27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중구, 성동구 등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는 오전엔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투표권자로 가득했다. 특히 직장인이 많은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는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투표소 외부까지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중구 소공동주민센터 또한 관외투표를 하기 위한 시민이 많아 10~20명이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 27일 오전 11시 40분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동주민센터에 방문한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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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27일 오전 6시부터 시작하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하나둘씩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해야 하는 본 투표 날과 달리 사전투표는 가까운 사전투표소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3.59%로 2018년 6·13 지방선거 대비 0.67%포인트 높았다.
시민들은 미리 투표하고 선거일에 마음 편히 쉴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선우(27) 씨는 “사전투표를 하면 줄도 별로 안 서고 금방 투표할 수 있고 본 투표 날엔 굳이 투표하러 나가기 귀찮다”며 “숙제를 미리 하는 기분이라 후련하다. 투표 당일엔 놀러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 모(26) 씨 또한 “직장인이라 주중, 휴일이 매우 소중해서 6월 1일엔 쉴 거다”며 “지방선거는 뽑아야 할 사람도 많아서 공약도 다 읽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 2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관외투표를 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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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대선보단 투표 열기가 덜한 분위기다. 많은 후보와 더불어 여러 장의 투표용지 탓에 시민들은 대선보단 신중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전투표율(3.59%)은 지난 20대 대선(5.38%)보다 1.79%포인트 낮았다.
정 모(67) 씨는 “병원 가러 나왔다가 오늘부터 투표라고 해서 남편이랑 같이 왔다”며 “투표용지가 많아서 정확히 누가 있는지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31) 씨는 “오늘 투표하면 주말이랑 선거날 모두 쉴 수 있어서 직장 근처로 왔다”며 “투표지가 7개라던데 많기도 하고 시장이나 구청장 말고 지역구 의원 등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여의도 사전투표소를 찾은 70대 이 모 씨는 지난 대선 때와 비교하면 이 정도는 기다릴 만 하다고 했다. 이 씨는 “대선 땐 여의도 관내 주민도 많고 장난 아니었다”며 “투표소가 4층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다”고 했다.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국 어디서나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신분증을 지참하면 투표할 수 있다. 확진자 사전투표는 28일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