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부 세계은행(WB) 신임 디지털 전환 부총재(사진)는 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총재는 한국이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 한국인 최초로 세계은행 최고위급 부총재에 진출한 인물로 9월 3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가 부임한 디지털전환 부총재직은 세계은행이 디지털을 통해 개발도상국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직위다. 디지털은 ‘인프라 개발’ 부문의 일부에 속했으나 이를 따로 떼어냈다. AI 등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환경 속에서도 저개발 국가들은 디지털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면서 빈곤, 환경 등의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총재는 “동남아시아, 남미 등 저개발 국가들이 홍수 피해 등을 많이 겪는다”며 “현재의 기상 예보시스템으로는 대응이 안 되는데 AI솔루션이 홍수 피해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에 경고(warning)를 줄 수 있다면 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은행이 ‘살 만한 지구’에서의 빈곤 퇴치 등 여러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데 디지털이 굉장히 화두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을 통해서 경제, 교육, 보건, 금융 등의 분야에서 좀 더 빠른 혁신을 이룸으로써 저개발국가가 중위, 상위권으로 도약하게끔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인 정보통신부 사무관으로 입사해 국가 정보화사업을 추진, 전국에 인터넷망 등을 공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그 뒤 2013년엔 LG경제연구원,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후 2019년 구글로 자리를 옮겨 올해 2월까지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로 근무했다. 민과 관의 영역을 넘나들었던 27년 이상의 경력이 디지털전환 부총재로 선임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1.4후퇴때 부친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와 아무 것도 없는 터전에서 빈곤을 겪다가 부유하고 풍족한 상황으로 발전했던 과정을 국가와 함께 저의 가족도 누렸다”며 “이 자리에 섰다는 게 영광스럽고 일류가 혜택을 나누고 공감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