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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스위프트와 스위프티(스위프트의 팬클럽)가 자신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4장의 사진과 함께 “받아들이겠다(I accept)”고 게재했다.
사진에는 ‘테일러는 여러분이 트럼프에게 투표하길 바란다’는 문구와 함께 스위프트가 ‘엉클 샘’ 모병 포스터를 패러디해 분장한 모습, ‘이슬람국가(ISIS)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좌절시킨 후 스위프티가 트럼프에게 돌아섰다’는 제목과 함께 신문기사처럼 그려진 가짜뉴스, ‘트럼프를 지지하는 스위프티’ 티셔츠를 입고 있는 여성의 모습 등이 담겼다.
마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위프트와 스위프티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 이들 사진은 모두 AI로 조작한 사진들로 판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풍자’(satire) 라는 라벨이 붙은 사진은 1장뿐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다른 게시물에서 스위프트의 오스트리아 비엔나 콘서트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된 뒤 스위프티들이 이제 “트럼프를 위해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틱톡 동영상도 공유했다.
민주당 소속 에릭 스월웰 하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 천재(트럼프 전 대통령)께서는 주말 동안 스위프티의 혐오감을 사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그들(스위프티)은 78일 동안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것을 망치는 놀라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급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근 미 언론에선 유세장 군중 규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리고 있단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그가 가짜뉴스까지 퍼트리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공항에 도착했을 때 지지자들이 운집한 사진이 AI로 조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의 사진은 진짜로 판명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는 조롱을 받았다. 이후 그는 지난 17일 해리스 부통령이 시카고에서 열리는 공산당 행사에서 연설하는 가짜 사진을 올렸으며, 이날 스위프트의 AI 조작 사진까지 게재하며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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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스위프트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에라스 투어’ 콘서트 사진을 올리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연상시키는 그림자 실루엣을 포함시켜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많은 논쟁을 야기했다.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그림자 실루엣이 백싱어(보조 가수)로 드러나며 해프닝으로 끝났다.
온라인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스위프트에 대한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스위프트가 미 국방부 비밀요원이며, 그와 공개 연인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레비스 켈시는 민주당을 지지하기 위한 가짜 커플이라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스위프트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재임 기간 작곡가들을 돕기 위한 법안에 서명했는데, 스위프트가 날 지지하지 않아 놀랐다”며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의 공동편집장인 라민 세토데가 그의 저서에서 인용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위프트의 정치 성향에 대해 “정말로 진보적이냐”고 물으며 “국가적인 스타가 진보적이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평가했다. 세토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위프트가 비밀리에 자신을 지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