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5일만 공개일정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주 금요일 몬태나주에서 선거유세를 한 후 첫 공개일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경쟁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를 돌고 러닝메이트를 뽑는 동안 특별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이냐”고 일축했다. 그는 “내가 (지지율에서) 훨씬 앞서고 있다”며 “그들이 전당대회를 진행하게 하고, 나는 비디오·광고·라디오 인터뷰 등 엄청난 양의 녹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박탈당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와서 민주당이 후보를 해리스 부통령으로 변경했다고 “선거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2인자로서 국경개방, 범죄 증가 등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서 해리스 부통령이 “똑똑하지 않다”고 거듭 말한 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녀보다 그녀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을 팩트체크했다.
먼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차르’였으며 부통령 시절 국경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국경 안보 전반이 아닌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와의 외교를 통해 이민 문제를 해결하라는 임무를 맡겼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재임 시절 국경을 많이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 번도 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2021년 중반 텍사스 엘파소(멕시코와의 국경도시)를 방문했다.
NYT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때 2000만명이 국경을 넘어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2021년 2월 이후 세관 및 국경보호국의 이민자 국경 접촉 기록은 약 1000만명이라는 것이다. NYT는 한 명의 이민자가 여러 번 국경을 넘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록이 1000만명이 미국에 넘어왔다는 이야기는 아니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세계 감옥, 정신병원 수감자가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CNN과 NYT는 이런 주장의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고 일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하면 모두 전기차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낙태’ 이슈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임신 8개월, 9개월, 심지어 출산 후에도 낙태를 허용한다”고 거짓주장했다.
|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습격사건에 대해서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후, 승복하지 않자 그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사건이다. 그러나 당시 그의 지지자 4명이 다양한 이유로 사망했고,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관도 부상을 당하거나 숨졌다. 경찰관 4명은 사건 이후 자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 문제에 대해 “물론 평화적인 이양이 있을 것이고 지난번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직한 선거가 전부”라며 “정직한 선거”가 치러지면 자신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등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뤄질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서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란 그의 말은 진심이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가능성을 강력히 우려했다.
“해리스 전 남친이랑 헬기 타다가 죽을 뻔해”-거짓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등 거짓정보를 말했다. 또 캘리포니아 출신 전 정치인이자 해리스 부통령의 전 남자친구인 월리 브라운과 헬리콥터를 타다가 죽을 뻔했고 그가 해리스 부통령을 매우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운 씨는 이후 NYT와의 통화에서 “헬기를 타다가 죽을 뻔한 적도 없고 트럼프와 헬기를 탄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해리스 부통령의 항상 열렬한 지지자라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브라운’은 월리 브라운이 아닌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다고 밝혔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리 브라운 당시 주지사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자와 함께 화재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헬기에 탔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헬기 탑승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추락한 적도 없으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